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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기회 열리나…美 선케어 시장 '규제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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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K-뷰티 기회 열리나…美 선케어 시장 '규제 완화' 신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서희 기자
2026-06-13 14:00:00

유럽·아시아선 이미 검증…美선 처음으로 문 열려

한국은 화장품, 미국은 의약품…규제 차이 여전히 부담

사진FDA
[사진=FDA]

[경제일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여 년 만에 신규 자외선 차단 성분을 승인하며 선케어 시장에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엄격한 규제로 묶여 있던 미국 자외선 차단제 시장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FDA는 지난 9일 베모트리지놀을 자외선 차단제 유효 성분 목록에 추가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일반의약품(OTC) 자외선 차단제에 신규 성분이 포함된 사례다. 그동안 미국은 자외선 차단제를 의약품으로 분류해 엄격한 임상시험과 규제 절차를 요구해 왔고 이로 인해 새로운 성분 도입이 사실상 제한돼 왔다.

베모트리지놀은 자외선 A(UVA)와 자외선 B(UVB)를 동시에 차단하는 ‘광범위 차단’ 기능을 갖춘 성분이다. 미국 피부과학회에 따르면 UVA는 피부 노화와 주름을 유발하고 UVB는 일광 화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두 자외선 모두 피부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를 동시에 차단하는 기술은 자외선 차단제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사용되던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UVA 또는 UVB 중 하나만 차단하는 경우가 많았고 광범위 차단을 위해서는 여러 성분을 혼합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베모트리지놀은 단일 성분으로 두 자외선을 모두 차단할 수 있는 데다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 차세대 필터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 성분은 유럽과 호주, 아시아 등지에서는 이미 수십 년간 사용돼 왔다. 다만 미국에서는 규제 장벽으로 인해 도입이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산화아연이나 이산화티타늄 같은 미네랄 기반 제품이나 기존 화학 필터에 의존해 왔다. 미네랄 제품은 피부에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FDA는 이번 승인에서 베모트리지놀을 성인과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물질(GRASE)’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내 자외선 차단제 제품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버트 F. 케네디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여 년 만에 새로운 자외선 차단 성분을 도입함으로써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승인으로 원료 제조사인 네덜란드 DSM-피르메니히는 미국 일반의약품 자외선 차단제 시장에서 18개월간 독점 공급권을 확보했다. 해당 성분(상품명 Parsol Shield)을 적용한 제품은 이르면 연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미국 선케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온 K-뷰티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화장품은 가벼운 사용감과 높은 자외선 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넘어야 할 장벽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자외선 차단제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관리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OTC 규정에 맞춘 별도의 제품 개발과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FDA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을 충족하는 생산시설에서 제조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DSM-피르메니히의 18개월 독점 공급 구조 역시 변수로 작용한다. 성분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해도 원료 확보와 공급망 구축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승인은 분명한 기회지만 실제 시장 진입까지는 규제 대응과 원료 확보 생산 인프라 구축 등 복합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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