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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양종희 '신뢰' vs 진옥동 '압박'… 엇갈린 KB·신한금융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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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경제일보] 양종희 '신뢰' vs 진옥동 '압박'… 엇갈린 KB·신한금융 리더십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송정훈 기자
2026-07-09 07:58:13

[프론티어 격돌] 리딩금융 경쟁 앞선 KB금융, 비은행 수익 확대·주주환원 강화 등 체질개선

호실적 낸 신한금융, 주주환원 드라이브…내부통제·영업압박 리스크 잔존

사진e경제일보
[사진=e경제일보]

국내 금융지주 리더십 경쟁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당기순이익 1위, 총자산 규모, 순이자마진이 회장 평가의 핵심 잣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실적뿐 아니라 주주환원, 내부통제, 고객경험, 조직문화까지 함께 평가받는다. 금융회사가 고객의 돈과 신뢰를 동시에 맡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벌었느냐’보다 ‘어떻게 벌었느냐’가 더 중요해져서다.

이런 흐름에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 회장의 KB금융은 실적, 주주환원, 비은행 성장, 내부통제 강화가 균형을 이루며 ‘신뢰 경영’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진 회장의 신한금융도 리딩금융 탈환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주가 회복세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와 함께 내부통제, 현장 영업 압박, 디지털 플랫폼 안정성 등은 리스크로 꼽힌다.

◆양종희, 실적·환원·내부통제 균형 잡은 ‘신뢰 경영’

양종희 회장 체제의 KB금융은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안정적인 리더십 사례로 꼽힌다. 우선 실적이 뒷받침된다. KB금융은 2026년 1분기 1조8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순이익 격차를 2698억원으로 벌리며 리딩금융 경쟁에서 KB금융이 한발 앞선 흐름이다.

KB금융의 강점은 은행 이자이익에만 기대지 않는 수익구조다. 증권, 자산운용, 보험, WM(자산관리) 등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커지면서 금리 사이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은행 순이자마진이 압박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비은행 수익 확대는 금융지주 체질 개선의 핵심이다.

주주환원도 양 회장 리더십의 핵심 축이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보유 중인 자사주 1426만3000여주, 발행주식총수의 약 3.8%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금액으로는 약 2조3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주당 1143원의 분기 현금배당과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결의했다. 앞서 결정된 6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까지 더하면 시가 기준 약 2조9000억원대 자사주 소각 효과가 예상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는 단순한 주가 부양책을 넘어 시장과의 신뢰를 높이는 조치로 해석된다. 국내 금융주는 낮은 성장성뿐 아니라 불확실한 주주환원, 반복되는 금융사고, 지배구조 리스크로 오랫동안 저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점에서 KB금융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는 양 회장 체제가 주주가치를 경영의 전면에 놓고 있다는 신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은행 중심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원을 넓히고 있다”며 “양종희 회장 리더십은 공격적 확장보다 수익구조를 고르게 만드는 관리형 리더십에 가깝다”고 말했다.

내부통제를 경영의 중심축으로 끌어올린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사고는 발생 순간 비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객 신뢰와 브랜드 가치, 감독당국의 평가까지 동시에 흔든다. 양 회장은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그룹 성장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도 홍콩 ELS 배상, 금융사고, 담합 과징금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실적, 주주환원, 비은행 확대, 내부통제 강화를 비교적 균형 있게 묶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진옥동, 주주가치 제고 의지…성과 속 보완 과제도

진옥동 회장의 신한금융도 성과가 적지 않다. 신한금융은 2026년 1분기 1조6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0% 개선된 실적을 냈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도 여전히 국내 최상위권이다.

진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직접 행동으로 보였다. 2023년 6월 신한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주당 3만4350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 자사주는 기존 1만3937주에서 1만8937주로 늘었다.

특히 신한금융은 2025년 주주환원율 50%를 조기 달성했고 올해 7월까지 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예정했다.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이미 4043억원을 취득했고 잔여 주식 취득 완료 후 즉시 소각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4309.63으로 마감한 뒤 지난 7월 6일 8051.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종가 대비 상승률은 86.82%다. 반면 신한지주는 같은 기간 7만6600원에서 10만7700원으로 올라 상승률이 40.60%에 그쳤다. 코스피 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진 회장의 자사주 매입과 그룹 차원의 주주환원 확대에도 신한지주 주가가 시장 전체 랠리만큼의 탄력을 받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이 원하는 것은 일회성 매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이익 성장, 내부통제 신뢰, 디지털 경쟁력, 조직문화 안정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장 영업력 회복은 진 회장 체제의 주요 과제다. 신한금융은 리딩금융 탈환을 위해 계열사와 영업 현장에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실적 목표와 업무 부담이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 제기해온 영업 전 준비업무 노동시간 미인정 논란도 이 연장선에 있다. 영업점 직원들이 영업 개시 전 금고 개문, 시재 확인, 중요증서 점검, 대출·고객정보 관련 준비업무를 수행하지만 이 시간이 정식 노동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다. 이에 신한은행 측은 “근무시간이 끝나면 업무용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제’, 금요일에 1시간 조기 퇴근하는 ‘주 4.9일제’ 등을 통해 노동시간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해왔지만 금융사고 관련 공시와 신한투자증권의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 관련 대규모 손실 사고 등은 그룹 차원의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다. 신한 슈퍼SOL 개편도 통합 금융 플랫폼 개편 초기 인증·이체·메뉴 접근성 등 고객 불편이 제기되며 실행력의 중요성을 확인시켰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두 회장 모두 주주가치와 실적 개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리더십의 결은 다르다”며 “KB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앞세우고, 신한은 조직 재정비와 영업력 회복에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9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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