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의 대규모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가치 약 400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제약사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 주주들 사이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 3일(현지 시각) 합병설을 보도한 직후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약 9% 급락했다. 이는 시장이 해당 거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투자자들은 인수 대상인 BMS의 구조적 리스크를 문제 삼고 있다.
BMS는 향후 수년 내 주요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이른바 ‘특허 절벽’에 직면해 있다. 독점권이 사라질 경우 매출의 상당 부분이 급감할 수밖에 없어 아스트라제네카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BMS의 매출이 절반 가까이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주요 주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 주주 중 하나인 래스본즈의 에반겔로스 아시마코스 수석 투자 이사는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2030년까지 연 매출 800억 달러 달성이라는 명확한 성장 전략을 갖고 있다”며 “이번 합병 추진은 예상 밖이며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독일 자산운용사 유니온인베스트의 마르쿠스 만스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전략적·재무적으로 실익이 없다”며 “과거 대형 합병이 기업가치를 훼손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58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제약사로 항암제뿐 아니라 비만, 천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가 최근 “2030년까지 대규모 인수합병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합병설은 시장에 더욱 큰 혼란을 주고 있다.
규제 리스크 역시 변수로 꼽힌다. 양사는 모두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항암제 및 심혈관 치료제 시장에서 반독점 규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각국 규제 당국의 심사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양사의 항암제 중심 파이프라인이 상호 보완적 구조를 갖추고 있어 연구개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대규모 통합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투자자는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제약 그룹이 탄생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기도 했다.
향후 거래 성사 여부는 주주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대규모 신주를 발행할 경우 주주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양사는 합병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인 만큼 실제 성사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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