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ELS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태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과징금이 애초 산정액의 7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제재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홍콩 H지수 ELS는 2021년 저금리 환경에서 은행을 통해 대규모로 판매됐고, 2023년 말 기초자산인 H지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했다.
금융당국의 전수조사에서도 ELS의 비대칭적인 손익 구조를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원금 보장 상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고, 경영진의 판매 독려와 성과 보상 체계 등 내부통제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그 이후다.
5개 은행에 대한 과징금이 애초 약 4조 원에서 사전 통보 2조 원, 제재심 1조4000억 원을 거쳐 임시 제재심에서 6000억 원까지 낮아졌다.
동일한 검사 결과를 놓고 제재 금액이 4조 원에서 6000억 원까지 달라졌다면,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
새로운 위반 사실이 확인돼 과징금이 낮아진 것인지, 아니면 위반 사실은 그대로인데 제재 수준에 관한 판단만 바뀐 것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제재심에서 확정한 안을 금융위원회가 되돌린 것이 사실상 이례적인 사례라면, 그 과정에서 법과 증거에 따른 제재보다 금융회사와의 협의, 소송 부담, 여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짚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는 5개 은행의 과징금이 애초 약 4조 원에서 6000억 원까지 감소한 단계별 산정 근거를 공개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최초 산정 이후 새롭게 확인된 사실이나 법률적 판단 변화가 무엇인지, 각 단계에서 위반 사실 자체가 달라졌는지를 명확히 물어야 한다.
제재 금액을 크게 조정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와 내부 심의 자료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가 금감원 제재 심의안을 되돌린 이유도 따져야 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의 소송 가능성이나 과거 징계 소송 패소 사례 등을 고려해 제재 수준을 낮춘 것이라면, 제재가 법과 증거가 아닌 ‘소송에서 질 가능성’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사후 자율 배상을 과징금 감경 요소로 인정하는 기준도 요구해야 한다.
단순히 배상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 제재를 감경한다면 향후 금융회사들이 ‘일단 판매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배상한다’는 잘못된 유인을 갖게 될 수 있다.
배상의 규모·속도·피해자 동의율 등을 포함한 객관적인 감경 기준을 마련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녹취·숙려 제도의 실효성도 점검해야 한다.
녹취 내용 가운데 단순한 ‘예’라는 답변이 아니라 실제 위험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 수준을 검증할 수 있는지, 형식적인 설명과 동의만으로 판매회사가 면책되는 관행이 있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상품 판매를 전사적으로 독려하고 판매 목표와 성과 보상 체계를 설계한 경영진이 있다면 창구 직원에게 책임을 집중하는 것이 적절한지, 향후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해 판매량을 결정한 의사결정권자까지 책임을 묻는 제도를 마련할 것인지 질의해야 한다.
고난도 금융상품 가입 전 의무교육의 실효성도 따져야 한다.
정책 제언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상품 제재 체계를 ‘제재 금액의 크기’보다 ‘제재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중심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때마다 과징금 규모를 사후 협의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금융회사도, 소비자도 제재 체계를 신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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