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은 법인 참여, 거래소 대주주 적격성 등 개별 현안에 대한 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제도 설계 원칙과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여전히 불명확한 상황이다.
특히 거래 지원 심사, 유통량 관리, 공시 등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 상당 부분이 가상자산거래소와 거래소 협의체인 DAXA의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공시의 신뢰성 역시 문제다.
2022년부터 2026년 5월까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공시 정정 건수가 총 165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부 거래소는 공시 정정 이력 자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관련 통계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러한 정정 공시 현황에 대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점검이나 제도 개선책은 아직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법률에 명시되지 않은 사실상의 규제가 장기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ICO 금지, 법인 참여 제한, 이른바 ‘1거래로 1 은행’ 관행과 금가분리 원칙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규율이 시장 안정성을 위해 필요할 수 있지만 법적 근거와 적용 기준, 종료 또는 전환 조건이 명확하지 않으면 시장 참가자로서는 향후 규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국내 기업과 투자자가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국내 프로젝트의 해외 재단 설립, 해외 거래소를 통한 우회 상장,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해외 이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는 가상자산 위원회의 논의가 실제 정책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파악해야 한다.
2025년 5월 법인 참여 로드맵 발표 이후 2026년 3월까지 위원회에서 논의한 사안 중 실제 제도화된 사항과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핵심 쟁점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2차 입법의 기본 방향과 법률안 마련, 국회 제출까지의 구체적인 일정은 무엇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상자산 정책은 더 이상 개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거래소나 특정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응하는 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2차 입법을 통해 시장의 기본 규율 원칙과 정부·거래소·자율규제 기구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거래 지원, 공시, 유통량 관리 등 투자자 보호와 직결되는 분야는 자율규제를 존중하되 최소한의 법정 기준과 감독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과 정부가 요구하는 최소 기준을 구분하고, 거래소별 차이가 투자자 보호 수준의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시제도 역시 정정 공시의 사유와 횟수, 최초 공시와 변경 내용을 일관되게 기록·공개하도록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요한 정보의 변경은 단순히 공시를 수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가상자산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 자체가 아니라 규제의 명확성·일관성·예측 가능성이다.
이용자 보호를 이유로 불투명한 사실상 규제를 계속 유지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위험을 줄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과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개별 현안에 대한 임시 대응을 넘어,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원칙과 일정, 책임 주체가 명확한 종합적인 제도 설계를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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