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골프 성수기인 가을을 맞아 유통업계가 골퍼의 하루를 둘러싼 소비 공략에 나서고 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며 라운딩 수요가 살아나자 패션·백화점·식품업체는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부터 라운딩 전 쇼핑과 레슨, 골프장에서 즐기는 식사까지 골프 전후의 소비 접점을 넓히며 가을 골프 수요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필드에서 일상까지…LF, '입는 시간' 늘린다
LF의 골프웨어 브랜드 헤지스골프는 2026년 가을·겨울(FW) 시즌 '퍼피 아뜰리에'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번 컬렉션은 골프웨어의 활용 범위를 필드 밖 일상까지 넓힌 것이 특징이다. 헤지스골프는 이를 위해 팬츠에 전형적인 퍼포먼스 골프웨어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능성 소재 대신 자연스러운 표면감과 착용감을 갖춘 스트레치 소재를 적용하고 쿼터집 맨투맨 등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제품을 확대했다.
브랜드가 내세운 방향은 '소프트 퍼포먼스(Soft Performance)'다. 골프웨어에 필요한 기능은 유지하면서 평상시에도 어색하지 않은 캐주얼한 디자인을 적용해 필드와 일상 사이의 경계를 낮춘다는 의미다.
헤지스의 상징인 영국 사냥개 '잉글리쉬 포인터'도 아우터·스웨터·티셔츠·맨투맨·팬츠 등으로 확대 적용했다. △자수와 원단 위에 장식을 덧붙이는 '와펜' △색실을 짜 넣어 무늬를 만드는 '인타샤' △원단에 디자인을 직접 인쇄하는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DTP)' 등 다양한 기법으로 강아지 모티브를 표현하며 골프웨어에도 뚜렷한 시각적 정체성을 입혔다.
이처럼 강아지 모티브를 전 제품군으로 확대한 데에는 앞선 시즌의 긍정적인 판매 반응이 영향을 미쳤다. 헤지스골프가 올해 봄·여름(SS) 시즌 선보인 강아지 그래픽 '로얄 캡슐 컬렉션'이 특히 30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자 LF는 이를 반영해 26FW 관련 여성 골프웨어 스타일 수를 26SS보다 약 40% 확대했다.
LF 관계자는 "헤지스를 대표하는 상징인 잉글리쉬 포인터를 골프웨어만의 방식으로 정교하게 재해석해 헤지스골프만의 디자인 요소와 브랜드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비 사러 갔다 레슨까지…백화점도 '라운딩 준비' 잡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7층 골프숍 매장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가을 골프 수요가 살아나자 백화점도 관련 상품 판매와 체험 콘텐츠를 묶어 골퍼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골프웨어·용품 할인에 프로 골퍼 레슨과 골프 필라테스 등을 더해 쇼핑과 체험 수요를 함께 끌어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0일까지 전 점포에서 '골프 페어'를 열고 골프웨어·골프용품 할인과 구매 금액별 사은 혜택 등을 선보이며 행사 물량도 지난 봄 골프 행사보다 30% 확대했다.
가을 골프 수요도 실제 매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골프용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9% 늘었다. 8월 하순까지 이어졌던 무더위가 누그러지면서 미뤄뒀던 라운딩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행사에는 제이린드버그, 나이키골프, 캘러웨이, 빈폴골프, 데상트골프, 말본골프 등이 참여한다. 강남점에서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마제스티의 55주년 한정판을 글로벌 최초로 선보이고 센텀시티에서는 골프와 아트를 결합한 브랜드 '욜프'의 FW 신상품도 판매한다.
백화점 안에서 골프를 배우는 콘텐츠도 늘렸다. 고진영·임진한·이가영·함정우 프로 등이 참여하는 원포인트 레슨과 필드 레슨, 골프 강연을 마련하고 신세계백화점 아카데미에서는 비거리와 스윙 향상, 부상 예방 등을 다루는 '골프 필라테스 레슨'을 전국 주요 점포 7곳에서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본격적인 가을 골프 시즌을 맞아 인기 골프 브랜드와 쇼핑 혜택을 한데 모았다"며 "브랜드 할인과 사은 혜택에 프로 골퍼 클래스, 골프 필라테스 등 체험형 콘텐츠까지 더해 가을 골프 수요를 폭넓게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18홀 돌고 '나고야 우동'…골프장 식사도 콘텐츠
'그린 라운지' 가을 시즌 신메뉴 포스터 [사진=아워홈]
라운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류·용품과 체험 소비가 이어진다면 골프장 안에서는 식음 서비스가 또 다른 소비 영역을 형성한다.
아워홈은 국내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식음 브랜드 '그린 라운지'를 통해 계절별 메뉴를 선보이며 골퍼의 식사 경험까지 공략하고 있다. '그린 라운지'는 세계 각국의 음식과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공하는 골프장 전용 브랜드다.
이번 가을에는 'The Leaves of Nagoya(다홍빛 색채로 가득한 나고야의 가을)'를 콘셉트로 △한우불고기 니꾸우동 △통새우튀김 미소니모키 우동 △명란 아보카도 덮밥 등 일본 나고야에서 착안한 메뉴 3종을 내놨다.
△누룩소금 민물장어구이 △장어탕 한상차림 △낙지 애호박 초무침 △매콤대창 △로제새우 반반 떡볶이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신메뉴 8종도 함께 출시했다. 신메뉴는 베뉴지CC, 화성상록GC, 진양밸리CC 등 아워홈이 운영하는 국내 골프장 스타트하우스와 클럽하우스 17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같은 메뉴 구성은 아워홈이 시즌마다 선보이는 '골프 트립' 콘셉트의 연장선이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전통 한식을 계절에 맞게 재해석해 라운드 중간이나 전후 허기를 채우는 식사를 넘어 계절감과 여행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는 미식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이번 가을 시즌에는 일본 나고야의 가을 분위기를 담은 메뉴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메뉴를 함께 구성해 골퍼들의 미식 경험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계절별 특색을 반영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그린 라운지만의 프리미엄 식음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골프 소비 시간은 갈수록 길어지는 양상이다. 일상 활용도를 높인 골프웨어부터 백화점의 의류·용품 판매와 체험형 콘텐츠, 골프장 내 식음 서비스까지 관련 소비가 여러 영역으로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