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외환보유액 운용 과정에서 국내 운용사에 맡기는 외화자산 위탁운용 구조를 '양적 기반 조성'에서 '질적 역량 강화'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16일 밝혔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운용 목표인 안전성과 유동성, 수익성을 우선 고려하면서 국내 금융기관 역량 제고와 금융산업 발전 지원을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를 활용해 왔다.
국내 운용사 대상 외화자산 위탁은 지난 2012년 중국 주식 운용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9년 선진국 주식, 2022년 미국 종합채권 전략으로 위탁 대상을 넓혔다.
위탁 규모도 확대됐다. 국내 운용사 외화자산 위탁 원금은 2012년 1억 달러에서 2019년 7억4000만 달러, 2022년 30억4000만 달러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위탁 원금은 32억1000만 달러다.
위탁 운용사 수도 2012년 2개사에서 2022년 5개사로 늘었다. 올해 7월 기준으로도 5개사가 위탁운용에 참여하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안정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국내 운용사가 △해외투자 조직 △투자 의사결정 절차 △리서치 △리스크 관리 △결제 운용 등 글로벌 투자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민간 부문의 해외 주식투자 확대도 포트폴리오 재편 배경 중 하나다. 개인과 기관의 해외 주식투자 수요가 늘면서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커졌고 당초 정책 목표였던 양적 기반 조성이 상당 부분 달성됐다는 판단이다.
국내 해외투자 주식펀드 순자산은 지난 2020년 27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163조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형 ETF 순자산은 같은 기간 1조6000억원에서 126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은은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줄어든 선진국 주식 패시브 펀드 위탁 비중을 축소한다. 대신 해외채권 펀드 지원을 확대하고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을 글로벌 종합채권(Global Aggregate) 전략으로 전환한다.
다만 이번 국내 운용사 위탁 비중 조정은 한은 외화자산 전체의 자산배분 체계 안에서 이뤄진다. 전체 주식과 채권 비중에는 변동이 없다.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은 미국 종합채권 전략보다 운용 난도가 높다.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은 투자 지역이 미국으로 한정됐고 자산유동화증권(MBS) 등을 제외했다. 반면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은 다수 국가와 다양한 통화권의 채권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
대표 벤치마크 기준으로 미국 종합채권은 1개국, 약 1만개 안팎의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글로벌 종합채권은 약 28개국, 약 3만개 종목을 포괄한다.
한은은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 도입으로 국내 운용사의 거시경제 분석 역량과 리스크 관리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운용사와 직접 비교가 가능해져 국내 운용사의 취약 부분을 파악하고 지원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채권 거래 중개 역량 제고도 기대했다. 다만 글로벌 종합채권은 장외거래 중심이고 국내 증권사 활용 가능성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운용사가 액티브 운용을 통해 안정적인 초과수익을 창출하고 해외 운용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채권 전략 확충에 그치지 않고 주식 부문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 퀀트 전략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있으면 추가 지원을 검토한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