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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이 전쟁의 첫 표적인데"…해킹 잔혹사 남긴 통신3사, 통신망 보안 경고등
중동 지역에서 군사 충돌과 동시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전개되면서 현대전에서 사이버전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물리적 공격 이전에 통신망과 사회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디지털 선제 타격'이 현실화되면서 각국의 통신·네트워크 인프라 보안 역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에서도 통신사 해킹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온 만큼 한국의 통신 인프라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외신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후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시설을 직접 타격하기에 앞서 통신망과 주요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방식의 '디지털 선제 타격'이 병행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생한 중동 전쟁 당시 이란에서 약 500만명이 사용하는 기도 앱(애플리케이션) '바데사바'가 해킹돼 사용자들에게 반정부 메시지가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교통 카메라와 감시 시스템이 동시에 무력화되면서 이란 군 당국의 상황 인식 능력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충돌이 시작되기 전부터 디지털 인프라를 흔들어 사회 혼란을 유도하는 전술이 동원된 것이다. 보안업계는 이번 공격이 단순한 해킹을 넘어선 '국가 단위 사이버전'의 전형적인 양상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보안기업 팔로 알토 네트웍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사이버 공격이 군사 작전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쟁 양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국가 지원 해킹 조직과 핵티비스트가 결합한 대규모 공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배후 해킹 조직과 친이란 성향 핵티비스트들이 결합한 보복 공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팔로 알토 네트웍스의 전문 사이버 보안 조직 유닛 42는 해당 공격 대상이 이스라엘에 국한되지 않고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성향 중동 국가로 확대되는 추세로 군사 시설뿐 아니라 공항, 은행, 결제 시스템 등 민간 핵심 인프라를 타깃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 핵심 인프라 대부분이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황에서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금융 시스템이 공격받을 경우 사회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 사이버 안보가 곧 국가 안보로 직결되는 것이다.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사이버전을 비대칭 전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군사적 긴장 상황이 고조될 경우 통신망과 금융 시스템 등 사회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외 안보 연구기관들도 한반도 유사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과 국가정보원 등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사이버전을 비대칭 전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전쟁이나 군사적 긴장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통신망과 금융망, 에너지 인프라 등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통신망은 국가 주요 시스템을 연결하는 기반 인프라라는 점에서 초기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이 같은 분석은 통신 인프라가 실제로 완전히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과도 맞물린다. 국내 통신사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해킹과 보안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지난해는 국내 통신 3사 모두가 대규모 해킹과 보안 사고에 휘말리며 '보안 잔혹사'를 기록한 한 해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스마트폰의 신분증이라 불리는 유심(USIM) 관련 정보 2696만 건이 유출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사고를 겪었다. KT 역시 지난 9월 등록되지 않은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 내부망에 침투해 약 2억4000만원 규모의 무단 소액결제를 일으켰고 2만여명의 고객 정보를 탈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지난해 10월 외주 보안업체의 계정 정보를 탈취한 해커가 내부망에 침투해 약 8900여대의 서버 정보와 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린 정황이 드러나며 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통신사가 단순 통신 서비스를 넘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금융 플랫폼 등 디지털 인프라 핵심 사업자로 확장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통신망이 공항 운영, 물류 시스템, 결제 인프라, 공공 서비스 등과 깊게 연결된 상황에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경우 피해 범위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것처럼 사이버 공격이 실제 군사 작전과 결합하는 양상이 확대될 경우 통신 인프라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핵심 기반시설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에 한반도 안보 환경에서도 통신망을 포함한 국가 디지털 인프라의 방어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창섭 국정원 3차장은 지난 1월 '2025년 사이버위협 평가 및 올해 5대 위협 전망'을 발표하며 "지난해 발생한 일련의 해킹사고들은 특정 분야·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와 국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올해 지정학적 우위 확보 및 경제·산업적 이익을 노린 '사이버 각축전'이 심화될 것을 전망했다.
2026-03-05 11: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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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동발 '복합 위기', 기본으로 돌아가 체질 개선의 기회 삼아야
중동의 화염이 다시 세계 경제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확전 우려가 번지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했고, 국내 증시는 급락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의 고점을 위협한다. 기름값은 오르고, 수입 원자재 가격은 뛰며, 기업의 채산성은 얇아진다. 성장률 전망치는 내려가고, 물가 상승은 가계의 장바구니를 더욱 무겁게 한다. 바람은 사방에서 불어오는데 돛은 찢어질 듯하다. 비관론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우리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무역수지와 물가에 파급된다. 환율 급등은 외화 조달 비용을 키우고, 해외 차입이 많은 기업에는 이자 부담을 얹는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출 기업의 마진을 잠식한다. 실물과 금융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그러나 역사는 위기 속에서도 다른 얼굴을 보여 왔다. 1970년대 오일 쇼크는 한국 산업 구조를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됐다. 1997년 외환위기는 혹독했지만 기업 지배구조와 금융 시스템을 정비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위기는 고통을 남기되, 체질을 바꾸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도 긍정의 싹은 있다. 첫째, 에너지 가격 급등은 재생에너지와 원전, 에너지 효율 산업의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높인다. 둘째,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입 물가를 자극하지만 수출 기업에는 가격 경쟁력을 부여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이 환율 효과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충격을 완충할 여지는 있다. 셋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은 국가로 생산 거점을 옮기려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 안정성과 제도적 신뢰를 갖춘 한국은 그 수혜 대상이 될 잠재력이 있다. 문제는 이를 기회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공자는 “군자는 위태로울 때에 그 근본을 돌아본다”고 했다. 위기일수록 원칙과 상식을 붙들어야 한다. 첫째, 물가 관리의 기본은 통화·재정의 절제다. 선심성 지출로 단기 체온만 올리려 하면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키울 뿐이다. 취약 계층에 대한 정밀한 지원은 하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둘째, 에너지 안보를 국가 전략의 최상단에 두어야 한다. 전략 비축유 확충과 수입선 다변화, 장기 계약 확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수소, 원전 등 대체 에너지에 대한 기술 투자와 규제 합리화를 서둘러야 한다. 에너지 효율 혁신은 가장 값싼 ‘새로운 유전’이다. 셋째, 기업의 원가 부담을 덜어 줄 구조적 처방이 필요하다. 관세와 물류 비용을 점검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 내야 한다. 외환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시장 원리를 존중하는 범위 안에서 투명하게 움직여야 한다. 신뢰는 개입의 빈도가 아니라 일관성에서 나온다. 넷째, 가계의 부담을 줄이는 길은 일자리와 생산성 향상이다. 임시방편의 가격 통제는 부작용이 더 크다. 기업이 투자하고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근본 처방이다. 교육과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맹자는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몸을 괴롭게 한다”고 했다. 위기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여전히 수입 에너지에 기대어 안온함을 누릴 것인가, 아니면 체질을 바꿀 것인가. 금융 시장의 파고는 높지만, 방향을 잃지 않는 한 배는 나아갈 수 있다. 비관은 현실 인식이지만, 체념은 선택이다. 시장은 공포에 과잉 반응하고, 정치는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그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재정의 절제, 통화의 신중함, 에너지 전략의 장기성, 기업 환경의 개선. 이것이 상식이고, 원칙이다. 중동의 화염은 당장 꺼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위기는 늘 지나간다. 남는 것은 그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했는가다. 오늘의 충격을 내일의 도약으로 바꿀 수 있다면, 이 또한 역사의 한 고비가 될 것이다.
2026-03-05 1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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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쟁이 단상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왕의 남자' 장생의 눈물, SK하이닉스 40년 여정의 진심
영화 <왕의 남자>의 마지막, 두 눈을 잃은 장생이 허공 위 외줄에 서서 묻는다.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이 투박한 대사는 단순한 확인이 아니다. 관객의 심장 가장 깊은 곳을 후벼파는 정직한 소통이자, 평생을 줄 위에서 버텨온 광대가 바치는 생의 진정성이다. 광대에게 줄타기란 화려한 잔재주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기어코 울려야만 완성되는 ‘진심의 한 판’이었던 셈이다. 지금 우리 광고쟁이들은 어떤가. 클릭 몇 번에 완벽한 카피가 쏟아지고, 실사보다 더 정교한 가상 세계를 조립해내는 ‘기술의 궁궐’에 살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광고가 화려해질수록 대중은 차가운 픽셀 너머의 온기를 갈구한다. 정교한 알고리즘이 뱉어낸 ‘정답’에는, 줄 위에서 땀 흘리는 광대의 거친 숨결까지 담아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기록할 수 없는 ‘시간’의 무게 이런 갈증 속에서 마주한 SK하이닉스의 <위대한 여정> 캠페인은 꽤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광고는 세계 1위라는 압도적인 스펙을 뽐내며 시청자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대신 1983년 창립 이후 40년이라는 긴 시간을 묵묵히 버텨온 ‘사람 냄새’ 나는 기록들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화면을 채우는 건 빛바랜 사진 속 신입사원의 앳된 미소, 밤샘 연구 끝에 마시는 믹스커피 한 잔, 그리고 거듭된 실패에도 다시 일어서는 연구원의 굽은 뒷모습이다. 이건 생성형 AI가 수조 개의 데이터를 조합해도 결코 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바로 ‘실제로 겪어낸 시간의 무게’ 말이다. 장생이 외줄 위에서 떨어지고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하며 쌓아 올린 공력이 관객을 울리듯, SK하이닉스는 기술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집념과 희로애락을 가감 없이 펼쳐 놓으며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다. 기술은 ‘부채’일 뿐, 판을 흔드는 건 결국 ‘사람’이다 결국 기술은 광대의 손에 들린 ‘부채’에 불과하다. 부채가 황금으로 치장되었다고 해서 판이 절로 흥하는 법은 없다. 그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관객의 꽉 막힌 속을 뚫어주고, 연기자와 관객이 하나로 엉키는 소통의 장을 열 때 비로소 그 도구는 제 가치를 증명한다. AI 시대의 광고도 마찬가지다. 초개인화 타겟팅과 화려한 비주얼은 훌륭한 무기일 뿐, 그것이 목적이 되는 순간 광고는 영혼 없는 소음으로 전락한다. 소비자는 이제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 길을 걸어왔느냐’를 묻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가 40년의 역사를 ‘사람’이라는 키워드로 갈무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다시, 본질의 시대로 “징한 놈의 이 세상, 한판 신나게 놀다가면 그뿐”이라던 장생의 대사처럼, 광고 역시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의 한 판 놀이다. AI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얻은 지금, 우리 광고쟁이들이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은 줄 위에서 관객과 눈을 맞추던 광대의 마음이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결국 ‘사람의 진심’이라는 아주 오래된 철학이다. SK하이닉스의 <위대한 여정>은 차가운 반도체 칩 안에도 뜨거운 심장이 뛰고 있음을 증명하며, AI 시대의 광고가 가야 할 진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2026-03-05 10: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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