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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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모아통합기획' 도입…2030년까지 후보지 100곳 추가
[경제일보] 서울시가 모아주택·모아타운의 실제 착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사업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모아통합기획’을 도입한다. 이미 추진 중인 사업장은 공정관리를 강화해 2031년까지 4만가구 착공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신규 후보지 100곳을 추가로 선정해 12만가구 규모의 공급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모아타운 쾌속통합 추진계획’을 본격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제도 도입 이후 현재 모아타운 137곳이 추진되고 있으며 관리계획 수립을 통해 약 13만가구 규모의 공급 기반이 마련됐다. 모아주택은 156곳, 약 4만3000가구가 조합설립 이후 사업을 진행 중이고 이 가운데 34곳, 5000가구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우선 이미 사업이 진행되는 구역은 착공 시점 관리에 들어간다. 시는 2028년까지 1만4000가구, 2031년까지 누적 4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잡았다. 중랑구 1만가구, 금천구 5700가구, 마포구 3800가구, 강서구 3600가구 등이 주요 물량이다. 착공이 가능한 146개 구역은 사업 진행 정도에 따라 집중관리와 일반관리로 나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참여하는 ‘신속착공 공정회의’를 매달 열어 사업별 진행 상황과 지연 요인을 점검하고 모아주택과장과 자치구 국장을 공정촉진책임관으로 지정한다. 주민 이견이나 공사비·이주 갈등 등으로 일정이 늦어지는 사업장에는 건축·법률·회계·감정평가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찾아가는 신속해결지원단’을 투입한다. 신규 사업에는 ‘모아통합기획’을 적용한다. 관리계획을 세운 뒤 조합을 설립하는 기존 순차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과 전문가, 주민이 초기부터 함께 계획을 짜고 관리계획 수립과 조합설립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관리계획을 1년 안에 마련하고 조합설립 이후에도 설계자와 공공이 건축계획과 관리계획 변경을 함께 진행해 후보지 선정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약 6년에서 4.5년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시는 다음달 초 모아통합기획 후보지 공모에 들어가 2030년까지 100곳을 선정한다. 이를 통해 추가로 12만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 공모에는 토지등소유자 60%와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 동의 요건을 적용하고 선정지역에는 관리계획 수립비와 사업성 분석, 조합설립 등을 지원한다. 사업 단계별 공공 개입도 확대한다. 모아주택 특성에 맞는 표준정관과 시공자 표준공사계약서를 마련하고 조합과 시공사 사이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조례에 검증 근거를 마련한 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사비 검증을 맡도록 할 계획이다. 철거 세입자의 재개발임대주택 입주 선택권을 넓히고 임대료와 손실보상 기준도 마련한다. 사업 속도를 실제로 줄인 현장은 별도로 관리한다. 서울시는 광진구 건국대 모아타운과 금천구 석수역세권, 관악구 난곡동을 첫 ‘모범 모아타운’으로 선정했다. 건국대 일대는 관리계획과 조합설립을 함께 진행해 사업기간을 최대 1년8개월 줄였고 난곡동은 후보지 선정 후 4년6개월 만인 2028년 12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모아주택·모아타운은 노후 저층주거지를 정비하고 새로운 주택공급 기반을 만드는 서울의 대표적인 정비사업으로 자리잡았다”며 “이제는 계획 수립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착공까지 빠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공정관리부터 갈등 해결까지 서울시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4 0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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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빌라 비중 12.9%…공급 줄고 수요도 달라졌다
[경제일보] 서울 빌라 시장에서 신축 주택 비중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올해 1~7월 서울에서 거래된 연립·다세대주택 2만4651건 가운데 준공 5년 이내 주택은 3191건으로 12.9%를 차지했다. 2021년 같은 기간에는 전체 거래 3만8055건 중 31.2%가 준공 5년 이내 주택이었다. 전체 빌라 거래보다 신축 거래 감소 폭이 훨씬 컸다. 같은 기간 서울 연립·다세대 전체 거래는 35.2% 줄었지만 준공 5년 이내 주택 거래는 73.2% 감소했다. 최근 빌라 거래가 일부 회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수요 부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올해 1~4월 서울 빌라 거래량은 1만41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 증가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과 대출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연립·다세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규 공급은 크게 줄었다. 서울 연립·다세대 착공 물량은 2021년 2만3751가구에서 지난해 4597가구로 80.6% 감소했다. 거래시장보다 주택을 새로 짓는 시장의 위축이 더 두드러진 셈이다. 지역별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강동구의 신축급 빌라 거래 비중은 2021년 51.4%에서 올해 17.5%로 낮아졌다. 영등포구는 47.5%에서 13.0%, 구로구는 41.0%에서 6.8%, 송파구는 38.6%에서 8.4%로 줄었다. ◆ 거래보다 더 많이 줄어든 착공 신축 빌라 감소의 배경에는 2022년 이후 이어진 전세사기 여파가 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잇따르면서 빌라 임대차 시장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 가입 기준도 강화됐다. 기존 빌라 사업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건축비와 금융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 적지 않았다. 보증 가입 기준이 강화되고 전세가격이 낮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사업 방식은 어려워졌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도 신규 사업의 부담을 키웠다. 빌라를 바라보는 수요자의 판단 기준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과 도심 접근성이 주요 선택 기준이었다면 전세사기 이후에는 보증금 반환 가능성과 주택가격, 향후 매각 가능성 등을 함께 따지는 경우가 늘었다. 국토연구원은 비아파트가 가격과 입지 측면에서 청년층 등의 주거 수요를 흡수하고 있지만 주택 관리와 자산가치, 거래 유동성 등에 대한 우려가 매입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거주 가구의 경제적 격차도 적지 않다. 국토연구원 분석에서 아파트 거주 가구의 소득은 비아파트 거주 가구보다 1.8배, 자산은 2.2배 많았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를 단순히 한 주택 유형의 시장 위축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 정부, 2030년까지 수도권 13만호 착공 추진 정부도 비아파트 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13만호 착공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도권 비아파트 착공은 2021년 6만2552가구에서 지난해 1만3747가구로 약 78% 감소했다. 아파트와 비교해 사업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 공급을 회복해 수도권 주택 부족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건축과 금융 규제도 일부 완화한다. 다가구주택의 층수 제한을 3개 층에서 4개 층으로 완화하고 다세대·다가구 건설자금 대출 한도를 가구당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인다.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도 완화된다. 지역에 따라 최대 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민간 사업자의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청년층의 비아파트 구입을 지원하는 금융상품도 도입한다. 정부는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하는 청년에게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놓기로 했다. 공급자에게는 건설자금을 지원하고 수요자에게는 매입 자금 조달을 돕는 방식이다. 감소한 비아파트 공급과 거래를 동시에 회복시키려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 공급 늘어도 수요 회복은 별도 문제 다만 금융과 건축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신축 빌라 공급과 거래가 동시에 회복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전세사기 이후 시장의 신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새 빌라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과 실제 매수·임차 수요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가격과 보증금 안전성, 건물 관리, 향후 거래 가능성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공사비 상승도 변수다.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른 상황에서는 새로 공급되는 비아파트의 분양가와 임대료가 과거보다 높아질 수 있다. 공급 물량이 늘더라도 수요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대를 벗어나면 거래 활성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13만호 역시 준공이나 입주가 아닌 착공 기준이다. 사업자가 토지를 확보하고 인허가를 거쳐 실제 공사를 시작한 뒤 준공과 입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계획된 물량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비아파트 공급 정책에서는 세입자 보호 문제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급 확대를 위해 보증 기준이나 금융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할 경우 전세사기 방지 대책과 충돌할 수 있다. 반대로 규제가 지나치게 강하면 신규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이 공급 확대와 임대차 안전장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주택 관리와 하자보수, 시세 정보 제공 등 비아파트의 주거 품질과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과제로 꼽힌다. 서울 빌라 시장에서는 최근 거래가 일부 살아나는 가운데 신축 주택 비중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수요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 공급과 수요의 조건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아파트 13만호 공급정책의 효과도 착공 물량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 준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물량, 분양·임대가격, 전세보증 안전성, 매수·임차 수요가 함께 움직이는지를 살펴야 한다. 신축 빌라 공급 감소가 일시적인 조정인지 비아파트 시장의 장기적인 변화인지는 이 과정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2026-08-20 07: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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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또 푼다는 정부…서리풀 2만호도 입주는 2031년
[경제일보]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수도권에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송파구 방이동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추가 해제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 국토부도 장관 발언 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 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주무부처 장관이 그린벨트 해제를 직접 공급 수단으로 언급하면서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추가 공급대책에 서울의 그린벨트가 포함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2024년 발표한 서리풀, 입주는 2031년 정부가 새 그린벨트를 풀어도 당장 공급되는 주택은 없다.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서리풀지구 일정을 보면 신규 택지가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 수 있다. 정부는 2024년 11월 서초구 원지·신원·염곡·내곡동과 우면동 일대를 서리풀지구로 선정하고 2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만8000호 규모의 서리풀1지구는 올해 2월, 2000호 규모의 서리풀2지구는 지난 6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 후보지 발표 이후 지구 지정까지 1년 넘게 걸렸다. 입주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서리풀1지구는 2029년 첫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리풀2지구는 2027년 지구계획 승인과 2028년 착공·분양을 거쳐 2031년 입주를 목표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돼도 후보지 발표에서 주민 입주까지 6~7년이 걸린다. 새 후보지가 선정되면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교통대책 마련, 지구계획 승인, 착공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주민 반발이나 보상 협의가 길어질 경우 일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 그린벨트를 풀어도 당장의 공급 부족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세입자는 몇 년 뒤보다 지금이 급하다 서울 전월세 시장은 이미 불안하다.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대차 거래도 늘고 있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이 실거주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짜이면서 집주인이 임대주택을 매도하거나 직접 거주하는 쪽을 택할 경우 전월세 매물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전월세 시장 움직임을 8·3 세제개편의 영향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관련 법 개정도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에게 올해 새로 발표될 택지의 주택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정부가 중장기 공급을 늘리는 것과 별도로 당장의 전월세 불안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급 숫자는 계속 늘었는데 정부가 수도권 공급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7 대책에서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호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1월에는 용산과 과천 등 도심 공공부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서도 수도권 대규모 공급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새 대책에서는 전체 공급 규모와 함께 실제 신규 물량이 얼마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처음 확보한 물량과 이미 발표한 사업의 속도를 높여 다시 포함한 물량을 구분하지 않으면 정부 발표 숫자와 시장이 체감하는 신규 공급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후보지와 전체 물량만 공개해서는 공급계획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각 사업의 지구 지정과 착공, 분양, 입주 목표 시점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미 발표한 공급 사업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도 같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 방식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정부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리풀지구가 서울의 마지막 그린벨트 해제여야 한다며 추가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과 영등포·구로·금천 등 준공업지역의 고밀개발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신규 택지를, 서울시는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을 앞세우고 있다. 신규 택지는 대규모 물량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입주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재건축·재개발 역시 조합 갈등과 사업성, 인허가 등이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시장에서는 어느 방식으로 몇 호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는지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가 언제 이뤄지는지를 볼 수밖에 없다.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신규 택지 확보는 미래의 공급 부족에 대비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미래에 지어질 주택을 지금 시장에 나오는 공급 물량처럼 계산할 수는 없다. 공급 물량은 발표하는 날 숫자로 잡히지만 세입자가 그 집에 들어가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린다. 이번 추가 공급대책이 또 하나의 ‘몇만호’ 발표에 그칠지, 실제 공급 일정을 앞당길지는 착공·분양·입주 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2026-08-13 07: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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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엿새 만에 다시 손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경제일보] 정부가 지난 3일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줄이고 자기 집에 살지 않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부담은 늘리는 내용이다. 그런데 발표한 지 엿새 만에 여당이 다시 의견을 듣겠다고 나섰다. 주요 쟁점을 정부와 조율해 8월 말까지 정리하겠다고 한다. 국회가 정부안을 심사하고 고치는 것은 정상적인 입법 절차다. 입법예고도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논의한다는 내용은 세부 문구나 시행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실거주와 비거주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자기 집에 살지 못한 경우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누구에게 세금을 더 물릴지를 다시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제도의 뼈대에 해당하는 문제다. 정부안에 따르면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간다. 반면 자기 집에 살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진다. 같은 가격의 집 한 채를 갖고 있어도 실제 거주하는지에 따라 공제액이 5억원이나 차이 난다. 보유기간에 따라 주던 종부세 공제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뀐다. 실제로 거주한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집에 살지 않는 사람을 곧바로 투자자나 투기 목적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직장 발령이나 자녀의 취학, 부모 봉양, 해외 근무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사는 경우가 있다. 임차인의 계약기간이 남아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재건축 과정에서 잠시 이주한 사람도 있다. 정부안에는 전근과 취학, 질병,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에 관한 예외가 들어 있다. 다만 원칙적으로 해당 주택에서 1년 이상 거주했어야 하고 비거주 기간도 최장 3년까지만 인정한다. 예외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반발이 커지자 정부와 여당은 사유와 기간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문제는 세 부담의 많고 적음에만 있지 않다. 직장과 가족 문제처럼 흔히 생길 수 있는 사정을 정부가 발표 전에 충분히 따졌는지가 의문이다. 세법은 국민의 생활 사정을 반영해야지, 국민에게 세법에 맞춰 살라고 요구해서는 곤란하다. 직장을 옮기지 말고 부모를 돌보러 가지 말며 세입자의 계약이 끝나기 전이라도 자기 집에 들어가 살라는 식으로 세제가 작동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처음부터 다양한 거주 사정을 검토했다면 발표 직후 예외 규정을 다시 설계하는 일도 줄었을 것이다. 정부안을 먼저 내놓고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예외를 붙이는 방식은 과세 기준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납세자는 자신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려고 다시 계산해야 하고 과세당국은 개인의 거주 사정을 일일이 판단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가 신뢰를 잃는 이유는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끝난다며 재연장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도 2월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발표하면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내세웠다. 정부가 정한 날짜를 믿고 집을 팔거나 계속 보유할지 결정하라는 의미였다. 부동산 거래는 며칠 만에 끝나지 않는다. 세입자에게 계약 종료를 알리고 매수자를 찾은 뒤 계약금과 잔금 일정을 맞춰야 한다. 매수자는 대출을 준비하고 기존 집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가 중과 유예 종료 날짜를 못 박으면 시장 참여자들은 그 일정에 맞춰 수개월 전부터 움직인다. 그런데 정부는 8월 세제개편안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2027년과 2028년에 다시 한시적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5월에는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이유로 중과를 재개했고 석 달 뒤에는 매도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며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 정책도 바뀔 수 있다. 문제는 몇 달 전까지 재연장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던 정부가 반대 방향의 정책을 내놓고도 그 사이 정부 말을 믿고 움직인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데 있다. 정책을 바꿀 필요가 생겼다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이전 판단이 왜 틀렸는지, 새 기준을 얼마나 유지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시장의 힘겨루기를 연상시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대통령이 상대해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다. 집을 사려는 신혼부부와 집을 팔아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는 은퇴자, 전세계약이 끝나 이사를 준비하는 세입자, 직장 발령으로 다른 지역에 살아야 하는 1주택자의 선택이 모여 시장을 이룬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이들의 결정을 바꾼다. 대통령이 세금 강화를 예고하면 매도자는 계약을 서두르고 매수자는 기다린다. 유예가 끝난다고 못 박으면 잔금 날짜와 등기 일정이 달라진다.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혜택을 줄이겠다고 말하면 집주인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들어갈지 계산한다. 이처럼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직접 제시했다면 결과에 대한 설명도 대통령이 맡아야 한다. 세부 규정은 재정경제부가 만들고 국회가 법안을 고치더라도 큰 방향을 정하고 국민에게 신호를 보낸 사람은 이 대통령이다. 정부안에서 문제가 드러났다고 부처의 준비 부족이나 여당의 의견 수렴 문제로 돌릴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왜 비거주 1주택자를 실거주자보다 크게 불리하게 과세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직장과 가족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한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도 밝혀야 한다. 양도세 중과를 다시 완화하면서 불과 몇 달 전 강조했던 예측 가능성과 신뢰는 어떻게 되는지에도 답해야 한다. 세제 변경이 반복되면 시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집을 팔았다가 다음 달 세금이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매도자는 기다린다. 집을 샀다가 새로운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면 매수자도 계약을 미룬다. 거래가 멈추면 매물이 필요한 실수요자와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가 먼저 불편을 겪는다. 세법이 자주 바뀌고 예외 규정이 늘어날수록 일반 국민은 정부 발표만으로 자신의 세 부담을 알기 어려워진다. 세무사와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산가는 변경된 규정에 맞춰 계약 시기와 보유 방식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 평범한 1주택자와 세입자는 뒤늦게 바뀐 기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과세 정상화라고 설명한다. 정상적인 세제라면 국민이 몇 년 뒤 자신의 세 부담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원칙도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한다. 과세 대상과 공제 기준이 몇 달마다 바뀌고 발표 직후 다시 조정된다면 국민은 정부 발표를 마지막 결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동산은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주거와 생업, 가족생활이 얽힌 재산이다. 정부가 그 세금을 고칠 때는 충분한 검토와 예고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먼저 발표하고 관료들이 뒤늦게 예외를 채우는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가 지금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세금을 얼마나 올리고 내릴지가 아니다. 어떤 원칙으로 세금을 매기고 그 원칙을 얼마나 오래 지킬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정부안을 발표하기 전에 시장과 국민 생활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일단 내놓은 기준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8월 말 수정안이 나오면 정부는 국민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정책을 내놓고 반발이 생긴 뒤 고치는 일을 의견 수렴이라고 포장하기는 어렵다.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세율표가 아니라 내년에도 믿을 수 있는 기준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대한민국이 예측 가능한 사회로 돌아오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금의 부동산 세제부터 그 말에 맞는지 돌아볼 때다. 정부가 스스로 만든 원칙을 몇 달도 지키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수십 년짜리 주거와 재산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2026-08-10 09: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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