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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호르무즈 불안에도 7~8월 원유 물량 확보
[경제일보] 중동 정세가 다시 흔들리면서 정부가 원유 수급 상황 긴급 점검에 나섰다. 국내 정유업계가 7~8월 원유 도입 물량을 전년 수준 이상 확보해 당장 공급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지난 13일 한국석유공사, 정유업계,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 통항 선박 공격, 미군의 이란 공습 등으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 산업부는 원유 수급과 유조선 통항 상황, 석유가격 동향, 업계 대응 방안을 함께 점검했다. 산업부는 국내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이 전년 대비 100% 이상이라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중동 긴장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정유·해운업계와 실시간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대체 물량 확보 방안도 병행 검토하기로 했다. 문 차관은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석유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시장의 핵심 병목 지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유 물량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로, 세계 석유류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호르무즈를 지나는 원유와 콘덴세이트 상당 부분은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향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동산 원유 조달과 직결되는 길목인 셈이다. 국제유가도 중동 긴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상승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 차질 우려도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7월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6월 호르무즈 흐름 재개로 세계 석유 공급이 일부 반등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공급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는 현재로서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과 선적·운송 일정에 큰 차질은 없다고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기존처럼 사우디 얀부항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유를 도입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란전쟁 기간 중에도, 종전협상 이후에도 사우디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했고 기존 조달 구조와 수입처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도 단기 물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에 이상이 없으며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 원유 도입 계획을 잡아둔 만큼 7~8월 공정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당장 국내 정유사들의 생산 차질이나 내수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호르무즈 통항 불안이 길어질 경우다. 업계 전체로는 원유의 안정적 도입과 비용 부담이 다시 핵심 이슈가 될 수 있다. SK에너지는 유가 급변과 해협 통항 차질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원유 가격과 해상운임, 보험료가 모두 원유 도입 비용에 포함되는 만큼 특정 요인만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운임과 보험료도 함께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운임과 보험료 상승이 정제마진이나 제품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도 아니다. 에쓰오일은 운임·보험료 상승분이 정제마진에 일률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국제 원유가격과 석유제품 수급, 시황에 따라 제품가격에 단계적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도 운임·보험료 상승이 사우디 OSP 하락이나 중동산 원유 약세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효과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물량 부족보다 비용과 구조다. 원유 도입 물량이 확보돼 있더라도 통항 리스크가 커지면 유조선 운임과 보험료가 오르고, 국제 원유가격과 석유제품 가격도 흔들릴 수 있다. 호르무즈가 완전히 막히지 않더라도 선박이 우회하거나 항로 안전 확보에 시간이 더 걸리면 도입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필요성은 더 커졌지만 단기간에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정유설비는 중동산 중질유를 들여와 등·경유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에 맞춰져 있다. 미국산 원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효과가 있지만, 운송거리와 원유 성상, 정제설비 적합성, 환율, 장기계약 물량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운송 기간도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중동권 원유는 국내 도입까지 20일 안팎이 걸리지만, 미국산이나 아프리카산 원유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대체 원유 도입은 단순히 새 공급처를 찾는 문제가 아니라, 도입 일정과 경제성, 원유 성상, 기존 정제설비와의 적합성을 모두 맞춰야 하는 문제다. 정유사들은 이미 중동 외 원유 도입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도입선 검토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미국산과 아프리카산 등 대체 원유 도입을 살펴보고 있지만, 거리와 원유 성상, 경제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역시 앞서 미국산 원유 등 도입선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캐나다산 원유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반복될 때마다 국내 정유업계는 같은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당장 원유를 얼마나 확보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얼마나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들여올 수 있느냐다. 단기 수급 안정과 중장기 도입선 다변화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에너지 안보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2026-07-15 14: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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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열렸지만…변함없는 기름값, 언제쯤 내려갈까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되고 있다. 한국 선박들도 순차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가 체감하는 국내 기름값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이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정상화도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3.14달러로 전쟁 직전인 72.48달러(25일 오전 8시 기준) 수준을 사실상 회복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69.92달러를 나타내며 7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두바이유는 67.29달러를 기록해 오히려 전쟁 전보다 낮아졌다. 반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주유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6.4원,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1997.7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이후 석 달째 리터당 2000원 안팎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국내 주유소 가격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반영 시차다. 통상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분이 정유사 출고가격에 반영되고, 다시 주유소 판매가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2~3주가량 걸린다. 다만 현재 국내 가격 흐름은 평시와 다르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어 정유사 출고가격이 국제 제품가격 흐름보다 정부가 정한 최고가격에 맞춰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국내 가격 흐름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했다. 현재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 수준이다. 당초 최고가격제는 국내 유가 급등을 막는 방어선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온 지금은 소비자 가격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최고가격 자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도 국제유가 하락 흐름을 반영해 최고가격 하향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점도 변수다. 한국 선박들의 통항은 재개됐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수백 척의 선박이 해협 안팎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이 평상시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통항 재개가 시장 심리에는 긍정적 신호지만 실제 원유 수급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통항 재개는 시장에 좋은 신호인 것은 맞지만 가격에는 기대 심리가 먼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원유 공급과 수요, 선박 보험, 거래 절차까지 정상화되기까지는 추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평시에는 싱가포르 국제 현물시장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 변동분이 정유사 출고가와 주유소 판매가격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국내 판매가격까지 약 2주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다만 현재 국내 가격은 정유사들이 국제 제품가격 변동에 따라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라기보다 정부 최고가격제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내 기름값 안정의 관건은 호르무즈 통항 정상화가 실제 원유 공급 회복으로 이어지는 속도와 정부의 최고가격제 조정 방향이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더라도 기존 재고와 가격 반영 시차, 환율, 선박 보험료, 운임 부담 등이 남아 있는 만큼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안정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6-06-2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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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70달러대에도 최고가격제 유지…정부, '해제 땐 유가 급등 우려'
[경제일보] 정부가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 흐름에도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당분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전쟁 국면 당시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가 실제 원유 수급 안정으로 이어질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정부는 정유업계 손실보전 기준을 ‘원가+적정마진’ 방식으로 확정했다. 보전 규모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 간 이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당초 19일 0시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7차 석유제품 최고가격 고시를 보류하고 현재 적용 중인 6차 최고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호르무즈 통항 상황 등을 이번 주말부터 지켜볼 계획"이라며 "판단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6차 최고가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이번 조치는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최고가격제 해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17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79.5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6.79달러, 두바이유는 73.91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기간 한때 100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폭 하락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국내 유류 가격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최고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될 수 있는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제도를 즉시 종료할 경우 주유소 판매가격이 단기간에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여부와 국제유가 흐름, 국내 물가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고가격제 조정 또는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가격제 유지 여부와 함께 또 다른 쟁점은 정유사 손실보전이다. 산업부가 행정예고한 '석유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규정'에 따르면 손실보전금은 실제 투입된 원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원유와 석유제품 구매비용, 운송비, 보험료, 감가상각비, 인건비, 연료비, 국내 유통비 등 생산·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 정유사의 정상 영업활동을 고려한 적정 마진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업계가 요구해 온 MOPS 기준은 채택하지 않았다. MOPS는 국제 가격평가기관 플래츠가 산정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 지표로, 아시아 석유제품 거래에서 기준 가격으로 활용된다. 정유사들은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국제 시세에 맞춰 판매할 수 있었던 만큼 손실 역시 MOPS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정부는 국민 세금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만큼 실제 발생한 비용을 중심으로 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양 실장은 "업계는 더 많은 이윤을 바라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부와는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출을 통해 더 비싸게 팔 수 있었다는 주장도 가능하지만 손실보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수익성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고가격제 도입 취지인 민생 안정과 에너지 수급 안정화에는 공감하며 정부 정책에 협조할 예정"이라면서도 "제도가 연장될 경우 수익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손실액 산정과 보전 기준 등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영향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당장 종전 합의가 이뤄져도 전쟁 이전 수준의 통행량 회복과 국내 유가 하락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정부 고시 제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격제로 인해 국제가 대비 기회손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며, 제도가 지속 연장될 경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추산하는 손실 규모는 3조~4조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MOPS 기준이 반영된 수치인 만큼 실제 보전액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현재 확보한 4조2000억원 규모 재원으로 손실보전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구성될 최고액 정산위원회가 적정 마진 수준과 보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가격 통제 종료 시점과 손실보전 규모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6-06-19 08: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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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합의에 유가 4% 급락…한국 물가도 숨통 트이나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개전 106일 만에 사실상 종전합의에 도달하면서 국제유가와 해운, 정유·화학, 환율, 글로벌 증시에 걸친 불확실성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가 현실화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승인하고 미 해군의 대이란 해상봉쇄도 즉시 해제하겠다고 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도 양측이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으며 공식 서명 절차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곧바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합의 소식 이후 브렌트유 선물은 4.02% 하락한 배럴당 83.8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3% 내린 80.95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산 원유 공급 정상화 기대가 유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전쟁 이후 이 해협의 통항 차질 우려는 국제유가 급등, 해상 운임 상승, 정유·화학 원가 부담으로 이어졌다. 종전합의가 실제 이행되면 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 지정학 리스크가 한 단계 낮아지는 셈이다. 한국에는 유가 하락이 물가와 산업비용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 원유와 나프타, LNG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한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다.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안정되면 정유사는 재고평가 부담을 줄이고 석유화학업계는 원가 압박을 일부 덜 수 있다. 해운과 항공, 물류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면 유조선 보험료와 우회 항로 비용, 항공유 가격 부담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물류비와 항공운임, 산업용 에너지 비용을 통해 제조업 전반에 파급된다.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던 유가 불안이 진정되면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합의 초안의 내용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초안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신규 제재 중단, 일정 기간 석유 제재 면제, 250억달러 규모 동결자금 해제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하거나 확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60일간 후속 협상에서 고농축우라늄 처리와 핵 프로그램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검증할 대목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중재국 설명으로 협상 타결은 확인됐지만 공식 서명과 이행 절차는 별개다. 이란 측의 최종 공식 확인, 내부 승인 절차,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 정상화 시점, 미국의 제재 완화 범위와 속도는 후속 확인이 필요하다. 국내 산업계가 기대만 앞세우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더라도 선박 운항 재개와 보험료 정상화, 원유 선적 재조정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핵 협상이 다시 흔들리거나 제재 해제 순서를 둘러싼 이견이 커지면 유가는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
2026-06-15 07: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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