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가와 환율 상승에 이어 중동 지정학 리스크까지 겹친 ‘삼중 변수’에 직면했다. 항공사는 연료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지불하는 구조로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진다. 여기에 중동 항로 불안까지 겹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수익 방어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80달러 안팎까지 올라 충돌 이전보다 약 8~10%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최근 1460원대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을 가장 부담스러운 비용 구조로 본다. 항공사 매출의 상당 부분은 원화로 발생하는 반면 연료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은 달러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 상승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큰 편이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대한항공 외화평가손실이 약 480억원 수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환율이 최근처럼 20원 이상 상승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수백억원 규모 비용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가 상승 역시 항공사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항공업계에서 연료비는 전체 운영비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일수록 유가 상승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된다.
대한항공은 중동 직항 노선을 운영해 온 만큼 항로 변수 영향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인천~두바이 노선을 포함해 중동을 경유하거나 연결하는 장거리 네트워크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중동 항로가 제한될 경우 장거리 노선 운항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화물 사업 비중이 높은 항공사라는 점도 특징이다. 대한항공 화물 매출은 연간 약 4조원 규모로 매출의 약 25~30% 수준으로 추산된다. 장거리 네트워크와 연계된 화물 운송 비중이 큰 만큼 특정 권역 항로가 흔들릴 경우 화물 운송 일정과 공급에도 변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한항공은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16조501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5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감소했다. 매출 규모는 유지됐지만 연료비와 환율 상승 등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구조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약 6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3425억원을 기록했다. 화물 사업부 매각 이후 화물 매출 비중은 약 15%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화물기 중심 구조에서 여객기 벨리 화물 중심 구조로 전환된 만큼 장거리 노선 변동성이 커질 경우 화물 공급 안정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항로 불안이 단기간에 정리될 경우 항공사 실적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결항과 우회 운항에 따른 비용 증가가 일시적 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사 대응 전략 변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거리 노선 공급 조정이나 수익성이 높은 노선 중심의 운항 재편이 검토될 수 있다. 유류할증료 반영이나 운임 조정 등을 통해 비용 증가분을 흡수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화물 사업도 수익 방어 전략의 중요한 변수로 언급된다. 중동은 글로벌 항공 화물 네트워크에서 주요 환적 거점 역할을 해왔다. 항로 제한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고부가 화물 운송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항공사들은 고수익 화물 중심으로 물량을 재배치하거나 노선 구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은 유가와 환율,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노선 공급 조정과 화물 네트워크 재편, 운임 전략 조정 등 전반적인 사업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