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BMW코리아에 32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환경부 조치가 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았다. 법원은 배기가스 저감장치(EGR) 관련 일부 부품 변경이 변경 인증 대상이라는 환경부 해석이 법 규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봤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BMW코리아가 환경부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 BMW 차량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자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과정에서 BMW코리아가 배기가스 저감 장치인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시스템 관련 일부 부품을 변경 인증 없이 교체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2014년 6월부터 2018년 8월까지 판매된 23개 차종의 EGR 시스템 구성 부품 가운데 파이프, 브라켓, 호스 등 부대 부품을 변경하면서 별도의 변경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환경부는 이를 구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환경부는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 2024년 3월 BMW코리아에 321억5000만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과징금은 배출가스 인증 조건을 위반한 차량 판매 규모 등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BMW코리아는 과징금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EGR 쿨러 본체가 아니라 주변 부대 부품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며, 관련 규정상 변경 인증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근거로 BMW코리아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EGR 쿨러 구성 부품 가운데 브라켓, 파이프, 호스 등은 일정 조건에서 변경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단서 규정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이 “명확한 문언으로 규정돼 있어 다른 해석을 적용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환경부가 제시한 해석 방식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환경부는 해당 부품 변경이 장치의 안전성이나 내구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변경 인증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이 실제로 안전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구체적 근거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막연한 가능성을 넘어 실제로 유의미한 악영향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환경부 주장대로라면 자동차 제작사가 실시하는 대부분의 부품 변경이 모두 변경 인증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해석이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변경 인증 제도에 예외 규정을 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단서 규정은 차량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미한 부품 변경까지 모두 인증 대상으로 확대될 경우 기업 부담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인증 제도 운영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는 생산 효율이나 품질 개선을 위해 경미한 부품 변경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항소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환경부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사건은 상급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인증 제도는 환경 규제와 산업 운영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분야”라며 “경미한 설계 변경까지 모두 인증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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