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공사기간과 초저금리 사업비 조달 조건을 앞다퉈 내세우면서 수주전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리한 공사 일정에 더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수준의 금융 지원까지 등장하면서 향후 공사비 증액과 품질 저하, 사업 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재건축 사업지에서는 시공사들이 공사기간 단축을 핵심 제안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 재건축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압구정5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한양1·2차 아파트를 1664가구 규모로 정비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만 1조5000억원대로 추산돼 한강변 핵심 사업지 중 하나로 평가된다. 현재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조합에 서로 다른 공사기간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약 68개월 수준의 공기를 제안했고 DL이앤씨는 57개월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사업지에서 제시된 공사기간 차이가 최대 1년에 육박하는 셈이다.
공사기간이 짧아지면 조합원의 금융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주비 대출 이자가 감소하고 입주 시점이 앞당겨지는 만큼 최근 강남권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가치보다 실제 사업 기간과 금융 조건을 더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물론 지나치게 공격적인 공기 단축에 대한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압구정 재건축은 국내에서도 드문 초고층·초대형 하이엔드 사업인 데다 고급 마감재와 특화 설계 비중도 높아 일반 재건축보다 공정 관리 난도가 훨씬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공기 단축 경쟁이 과열될 경우 향후 공정 안정성과 품질 관리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기 논란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25차 재건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사업은 최고 49층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대결 중이다.
삼성물산은 56개월을 제안한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49개월을 제시했다. 인근 유사 사업지와 비교해도 포스코이앤씨의 공기는 상당히 짧은 수준이다. 앞서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공사기간을 57개월로 제시한 바 있다.
이곳에서는 금융 조건 경쟁도 격화되는 모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업비 조달 조건으로 ‘CD-1%’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사업비 전액 한도 없는 최저금리에 책임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입찰보증금 250억원은 시공사 선정시 CD+0% 금리의 조합사업비로 전환하기로 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마이너스 금리’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위법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중 금융기관보다 현저히 낮은 금리로 자금을 제공할 경우 시공과 직접 관련 없는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서초구는 신반포19·25차 조합 측에 해당 금융 조건이 문제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 규정과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최종 판단은 조합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너스 금리’ 문제는 성동구 성수4지구 재개발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선 입찰 과정에서 대우건설이 ‘CD-0.5%’ 수준의 사업비 조달 조건을 제시하자 조합은 재입찰 과정에서 ‘마이너스 금리 금지’ 조항을 새롭게 입찰 기준에 반영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특정 금융 조건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실제 금융 부담과 사업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따지는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시장 판도 역시 현금 동원력이 큰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기와 금융 경쟁 모두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고층 재건축 사업의 적정 공사기간과 사업비 조달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이 과열될 경우 향후 분쟁과 사업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적정 공사기간이나 금융 지원 기준이 없으면 결국 건설사들은 더 공격적인 조건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조합원 보호와 사업 안정성 차원에서 공공 차원의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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