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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증시, 중동 긴장 완화에 6000선 회복…투자심리 살아났다
필리핀 증시가 중동 지역 긴장 완화 기대를 반영하며 반등했다.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이 유입되면서 주요 지수가 다시 6000선을 회복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중동 지역 공급망 차질 우려가 줄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필리핀 종합주가지수(PSEi)는 전 거래일 대비 132.04포인트(2.22%) 오른 6089.91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매수세가 강화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2주간 휴전 합의가 투자심리 회복의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키스탄 중재로 성사된 이번 합의로 이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일시 중단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차질 우려도 한층 완화됐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페소화가 강세를 나타낸 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거래대금은 72억5000만페소로 집계되며 투자 참여가 늘었다. 다만 외국인 자금은 이탈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날 4억3745만페소를 순매도했다. 시장 내부에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크게 앞섰다. 상승 종목은 158개 하락 종목은 47개로 집계되며 매수 우위 흐름이 뚜렷했다. 업종별로는 광업 및 석유 업종이 6.86%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글로벌 리스크 완화 기대가 원자재 관련 종목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종목별로는 아얄라랜드가 8.88%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ACEN은 0.99% 하락하며 제한적인 약세를 보였다. 이번 반등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어 상승 흐름의 지속 여부는 추가 변수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2026-04-08 18:33:28
[르포] 전쟁의 파편이 장바구니로…광장시장에 번진 '생활물가 충격'
가벼운 검은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나온 주부의 표정이 무겁다. “조금만 사도 가격이 확 뛰어요. 이제는 꼭 필요한 것만 사게 돼요” 채소 매대를 바라보는 눈길도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귤과 시금치 가격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요즘은 과일이든 채소든 전반적으로 다 비싸졌어요. 생활비 부담이 너무 커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골목은 외국인 관광객과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가 뒤섞여 들리고 상인들의 손놀림도 분주했다. 겉으로는 활기가 돌아온 듯 보였지만 매대 앞 공기는 이전과 달랐다. 가격표를 확인한 손님들이 잠시 멈칫하고 상인들은 그런 반응을 살피며 말을 아끼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체감 물가 상승을 넘어선다. 중동발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이 물류 비용을 밀어 올리면서 그 여파가 시장 골목까지 번지고 있다. 가장 먼저 흔들린 것은 포장재였다. 시장 안쪽에서 떡을 빚던 상인 이복덕 씨는 손을 멈추고 비닐 상자를 뒤적였다. 남은 포장재는 많지 않았다. “예전에는 검은 비닐봉투 3묶음에 2000원이었는데 지금은 한 묶음에 1000원이에요. 구하기도 쉽지 않아요” 평소 이용하던 생활용품점에서는 아예 품절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비닐을 아껴 쓰고 다시 모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서 비닐과 플라스틱 가격이 급등했고 일부 생산업체는 가동을 중단했다는 이야기도 상인들 사이에서 나온다. 반찬가게에서는 주문한 플라스틱 통이 제때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업체에서 물건을 못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포장재에서 시작된 부담은 곧바로 식재료 가격으로 번지고 있다. 과일가게 상인은 “시세로 들여오는데 최근 계속 오르는 게 느껴진다”며 “기름값이 올라 운송비가 같이 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급격한 상승 국면은 아니지만 불안감은 이미 퍼져 있다. “4월 중순 지나면 더 오를 것 같아요” 문제는 비용이 올라도 가격에 쉽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업종 점포가 밀집된 시장 특성상 가격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물건 떼 오는 값은 오르는데 판매 가격은 못 올리니 결국 남는 게 줄어든다”는 말이 나온다. 수입 상품을 취급하는 잡화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환율과 운송비 상승이 겹치면서 가격 인상 체감이 빠르다. 한 상인은 “전쟁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비싸졌다”고 말했다. 분식집 역시 원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겨울에는 장사가 잘됐지만 요즘은 원가 부담이 너무 크다”는 반응이다. 반찬가게에서는 가격표를 한참 바라보다 돌아서는 손님이 늘었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안 산다”는 말이 반복된다. 앞으로의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일부 상인들은 플라스틱 용기 가격이 30~40% 인상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치를 담는 통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정육점 관계자는 “현재는 큰 변동이 없지만 환율 영향으로 5~6월에는 수입육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임대료 인상 압박까지 더해지고 있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비용만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인들의 체감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해상 운임과 항공 물류비가 동반 상승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곧바로 생활물가로 이어진다. 운송비 상승은 식품과 공산품 가격을 밀어 올리고 환율 변동까지 겹치면서 체감 물가를 더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 안에서는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장바구니는 가벼워졌고 구매 품목은 줄었다. ‘풍성한 장보기’ 대신 필요한 것만 고르는 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 상인들은 줄어든 매출과 늘어난 비용 사이에서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광장시장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골목 안쪽 공기는 예전과 다르다. 물건은 진열돼 있지만 손길은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 처음 만난 주부의 장바구니처럼 시장의 풍경도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전쟁은 먼 곳에서 시작됐지만 그 여파는 이미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상인들은 오늘도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맞지만 그 뒤에 쌓여가는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2026-04-08 09:51:21
[르포] AI가 고른 봄, 여의도에 몰린 세계의 발걸음
한강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던 6일 오후,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 현장. 벚꽃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걷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화면을 확인하고 고개를 들고, 다시 멈춰 사진을 찍는다. 그 반복된 동선 속에서 한 문장이 여러 번 들렸다. “AI가 우리를 여기로 이끌었어요” 독일에서 온 로빈과 미쉘 커플도 그 흐름 위에 있었다. AI가 제시한 경로를 따라 여의도를 찾았다. 루프트한자 승무원인 로빈은 “한국에 이틀 동안 머무르게 됐는데 어디를 가야 하는지 몰라서 제미나이에게 ‘20대 외국인 커플이 지금 한국에서 가면 좋을 곳 추천해줘’라고 물었더니 여기를 추천해줬다”며 “이틀이라는 짧은 일정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쉘은 “푸드코트가 입구에서 멀어 이동이 불편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이날 여의서로 일대는 차량이 완전히 통제된 채 사람에게 내어준 공간이 됐다. 국회 3문과 4문 사이 벚꽃길에는 푸드트럭과 카페가 이어졌고 공연 무대에서는 대중음악과 국악이 번갈아 울렸다. 오후에는 KBS국악관현악단이 무대에 올라 약 1시간 동안 연주를 이어갔다. 봄의 풍경은 예년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 안을 채운 움직임은 달라져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동선은 유사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며 이동하고 포토존 앞에서 멈춰 섰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화려한 염색과 코스튬 차림으로 사진을 남겼고 중국에서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벚꽃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필리핀에서 온 제프와 존은 “벚꽃길이 아름답고 포토존이 많아 만족스럽다”며 “아이스크림과 츄러스, 어묵 등 한국식 간식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필리핀에서는 이런 꽃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많지 않다”며 “아쉬운 점은 없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입구 인근 포토부스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반려견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인생네컷’ 부스와 캐릭터 조형물이 설치된 공간에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기업과 협업한 체험 공간도 곳곳에 자리했다. 꽃을 보는 축제는 사진을 남기고 경험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푸드트럭 중에서는 ‘꽃할매네 푸드트럭’이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소떡소떡과 어묵, 알감자가 팔렸다. 관계자는 “첫날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주말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어묵 92컵과 소떡소떡 60개가 판매됐다. 평일에도 매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 관람객의 움직임은 또 달랐다. 친구와 함께 축제를 찾은 이서연 씨와 박혜진 씨는 “재작년에 부모님과 방문했는데 좋아서 다시 찾았다”며 “음식보다는 사진 촬영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많아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 추천을 따라 움직인다면, 내국인은 기억을 따라 다시 찾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아쉬움도 전했다. 한 커플은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했지만 비가 오고 꽃이 많이 떨어져 기대보다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날 내린 비의 영향이 현장 곳곳에서 드러났다. 현장에는 안전요원과 자원봉사자, 경찰이 촘촘히 배치됐다. 운영 스태프는 “단체 대화방을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파 속에서도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번 축제에는 총 8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다만 현장에서 눈에 띈 변화는 따로 있었다. 어디를 갈지 묻는 질문에 이제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답한다는 사실이다. 벚꽃은 매년 같은 자리에 핀다. 달라진 것은 그 꽃을 찾아오는 방식이다. 목적지는 알고리즘이 정하고 사람은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장면을 남긴다. 여의도의 봄은 그렇게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2026-04-07 10: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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