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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노인 앞 7장의 투표용지… 선관위의 '합법적 방치'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등 대부분의 유권자는 이날 최대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과 달리 선출하는 대상이 많고 구조가 복잡하다. 1995년 지방선거가 부활한 이래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선거로 꼽혀온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복잡성이 특정 유권자 집단에게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실질적인 참정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지금, 고령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이 투표소에서 겪는 현실적 장벽은 선거 제도 설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7장의 투표용지 — 복잡성은 설계의 문제다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매수는 선거구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다수 유권자는 5장에서 7장을 받는다. 광역단체장 1장, 기초단체장 1장, 광역의회 지역구 1장, 광역의회 비례대표 1장, 기초의회 지역구 1장, 기초의회 비례대표 1장, 교육감 1장이다. 각각의 선거에서 기표 방식이 미묘하게 다르고, 특히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같은 정당 소속 후보가 여러 명 나오는 중선거구제가 적용돼 그중 한 명에게만 기표해야 한다. 이 구조는 선거 제도를 잘 아는 유권자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 복수 후보에게 기표하면 무효표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정당의 여러 후보 모두에게 기표하는 사례가 실제로 반복 발생해왔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 유권자, 지방선거 경험이 적은 유권자일수록 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중앙선관위의 고령 유권자 대응 — 현황과 한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를 위해 거소투표(우편투표), 임시기표소 설치, 투표보조인 동반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와 투표 보조용구도 제공한다. 제도의 존재 자체는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제도의 존재와 제도의 도달은 다른 문제다. 거소투표는 신청 기한이 있고, 신청 방법을 모르면 이용할 수 없다. 투표보조인 제도도 마찬가지로 유권자가 먼저 요청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 유권자일수록 이 제도들의 존재를 접하기 어렵다. 이번 선관위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8.1%에 달했지만, 의지와 실제 투표 참여 사이를 가로막는 접근성 장벽은 별도로 측정되지 않는다. 제도가 있다고 접근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고령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의 목록이 아니라 제도가 그들에게 닿는 경로다. 지방선거가 특히 더 어려운 이유 고령 유권자가 대선이나 총선보다 지방선거를 더 어렵게 느끼는 데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선출 대상이 다수여서 각 투표용지의 의미를 구분해야 한다. 둘째, 교육감 선거는 정당 표시 없이 후보자 이름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사전 정보 없이 투표소에서 즉각 판단하기 어렵다. 셋째, 지역구 의원 선거는 선거구 범위가 주민 생활권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내 지역구 후보'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로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낮았다. 낮은 투표율의 원인으로는 정치적 피로도와 선거 구조의 복잡성이 함께 거론됐다. 고령 유권자의 투표율과 무효표 비율이 연령대별로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대한 공식 분석은 공개되지 않는다. 측정하지 않으면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선거 접근성은 민주주의의 기반이다 선거 접근성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토대에 관한 문제다. 투표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가 제도의 복잡성과 정보 접근성 부재로 인해 실질적으로 배제된다면, 이는 선거 제도 설계의 실패다. 고령 인구가 전체 유권자의 20%에 달하는 지금, 이 집단의 참정권 접근성은 선거 정책의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세 가지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첫째, 투표용지 수와 기표 방식을 쉬운 언어와 그림으로 설명하는 고령자 맞춤 안내물을 투표소 전 단계에서 의무 배포하는 것이다. 둘째, 거소투표와 투표보조인 신청 안내를 노인맞춤돌봄서비스와 경로당 네트워크를 통해 사전 전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셋째, 연령대별 무효표 비율과 고령 유권자 투표 참여 실태를 선관위가 공식 집계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측정 없이는 개선도 없다. 6·3 지방선거까지 사흘이 남았다. 이번 선거에서 고령 유권자 접근성 문제가 해소될 여지는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끝난 후, 1000만 노인 시대의 선거 제도가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7장의 투표용지는 민주주의의 풍요로운 증거일 수 있다. 동시에 그 앞에서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기도 하다.
2026-05-3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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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 탭', 개인정보위 사전검토 통과…6월 정식 출시 청신호
네이버의 검색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 ‘AI 탭’이 6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적정성 검토를 통과했다. AI 검색 고도화의 핵심인 개인화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는 대신 이용자 통제권과 민감정보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조건이 붙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7일 제10회 전체회의를 열고 네이버가 신청한 AI 탭 서비스의 사전적정성 검토 결과를 심의·의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전적정성 검토제는 AI 등 신기술·신서비스 개발 단계에서 기존 법 해석이나 집행 사례만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방안이 명확하지 않을 때 활용되는 제도다. 기업이 개인정보위와 협의해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이행하면 사후에 불이익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 AI 탭은 네이버 검색 화면에서 제공되는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다. 기존 검색처럼 웹페이지 목록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검색 결과와 관련 정보를 요약·분석해 1대1 채팅 형태로 답변한다. 네이버는 지난 4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탭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상반기 전체 이용자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검토의 핵심은 개인화 검색에 필요한 데이터 활용 범위다. 네이버는 이용자의 검색 이용기록, 공개된 블로그·카페 활동기록, 쇼핑 이력 등 네이버 서비스 이용내역을 AI 탭의 맞춤형 답변 생성에 활용하고자 했다. 검색 의도와 이용자 맥락을 반영해야 더 정교한 답변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개인정보위는 서비스 운영 자체는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세 가지 보호 장치를 요구했다. 먼저 개인화 답변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데이터 활용 거부 옵션의 존재와 의미를 알기 쉽게 안내하도록 했다. 또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사후 통제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계속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도 조건으로 제시됐다. 네이버는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을 통해 AI 탭에 사용되는 맞춤 정보의 항목과 주요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개인정보 오·남용과 유출을 막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안전조치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민감정보 보호 기준도 명확해졌다. 개인정보위는 네이버 서비스 이용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상·신념,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가 추론되거나 AI 답변에 이용되지 않도록 요구했다. 고유식별정보와 계좌번호, 신용카드정보 등이 AI 에이전트 답변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이번 의결은 AI 검색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활용과 이용자 권리 보호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네이버는 AI 탭을 쇼핑, 로컬, 블로그, 카페 등 자사 서비스와 연결해 검색에서 실행까지 이어지는 통합 에이전트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AI 검색 생태계 강화를 위해 5년간 콘텐츠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개인화 AI 검색이 정착하려면 편의성과 프라이버시 사이의 균형이 관건이다. 이용자는 더 정확하고 빠른 답변을 원하지만 자신의 검색·쇼핑·커뮤니티 활동 이력이 어디까지 활용되는지도 중요하게 본다. AI 탭의 성패는 기술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 방식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개인정보위는 AI 탭이 정식 출시되면 네이버가 협의사항을 실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향후 AI 서비스 전반에서 사전적정성 검토와 AI 특례 제도 등 혁신지원 체계도 정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2026-05-31 13: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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