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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에서 장보기로 커머스에서 배달로…배민·쿠팡이츠, 소비자 '일상 락인' 확장 공식
[경제일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전선이 '한 끼'에서 '장바구니'로 확장되고 있다. 배민은 B마트를 앞세워 음식배달 고객의 장보기까지 책임지고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과 로켓배송 물류망에 최근 '쿠팡나우'까지 얹으며 식사부터 생필품까지 소비자의 일상 주문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출발점은 정반대다. 배민은 음식배달에서 확보한 고객과 배달망을 기반으로 커머스 영역을 넓히는 반면 쿠팡이츠는 쿠팡이 구축한 상품·멤버십·물류 생태계를 음식배달과 즉시배송으로 확대하고 있다. 결국 두 회사의 경쟁은 음식배달을 넘어 장보기와 생필품 구매 등 일상 소비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주도권 경쟁으로 나아가고 있다. 무료배달이 업계의 기본 경쟁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양사는 음식 주문을 넘어 장보기와 생필품 구매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소비자의 일상적인 구매 수요까지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이른바 '하루 주문'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B마트·장보기쇼핑 투트랙…배민, '배달 고객'을 장보기로 이 같은 변화에 배민은 음식배달에서 쌓은 이용자 기반과 배달 인프라를 커머스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인 '배민B마트'와 외부 유통업체가 입점하는 '장보기·쇼핑'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배민B마트는 상품을 직접 매입해 소비자와 가까운 도심형 물류거점인 피패킹센터(PPC)에 미리 배치한 뒤 주문 즉시 포장·배달하는 직매입형 퀵커머스 서비스다. 중앙물류기지(DC)에서 확보한 상품을 전국 PPC로 공급하고 최종 배송은 배민커넥트와 연결하는 자체 물류 체계를 통해 평균 30분 내외의 빠른 배송을 구현하고 있다. PPC 내부도 자주 찾거나 무거운 상품을 포장 구역 가까이에 배치하는 등 피킹 동선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해 배송 시간을 단축한다. 배민은 지난 2019년 B마트를 선보인 이후 수도권에서 충청·경상·강원권 주요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 현재 약 80개의 PPC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광주 서구·광산구와 전남 목포, 경북 경산, 경기 양주 등에 신규 거점을 마련하며 지방으로 즉시배송망을 확대했다. 실제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배민B마트의 누적 주문 수와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네마트와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 대형마트 등이 입점한 장보기·쇼핑도 주문 수가 약 33%, 거래액이 약 27% 늘었다. 직접 상품을 매입·배송하는 B마트와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배민 앱에 연결하는 장보기·쇼핑을 동시에 확대하며 다양한 장보기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B마트는 빠른 배송뿐 아니라 상품 구색도 일반 장보기에 가깝게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자체브랜드(PB) '배민이지' 매출은 98% 늘었다. 같은 기간 누적 주문 고객은 800만명을 넘어섰으며 월 3회 이상 이용하는 고객도 54% 증가했다. 지난해 장보기·쇼핑 매출 역시 전년 대비 84%, 주문 수는 약 70% 늘었고 올해 4월 기준 입점 오프라인 매장도 약 2만4000개로 확대됐다. 음식배달에서 확보한 이용자를 일회성 즉시구매뿐 아니라 반복적인 장보기 수요로 연결하려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배민이 노리는 것은 음식배달에서 형성된 고객 소비 습관을 다른 소비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치킨이나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열던 앱에서 과일·정육·세제·화장지까지 구매하게 만들어 앱 활용 빈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배민클럽 등 기존 구독 서비스와 장보기 혜택을 결합하는 것도 이 같은 '락인'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와우·무료배달 등에 업은 쿠팡이츠…'쇼핑 고객'을 배달로 같은 생활 플랫폼을 향하지만 쿠팡이츠의 접근 방식은 배민과 다르다. 쿠팡이츠는 음식배달에서 커머스로 나아가는 배민과 달리 쿠팡이 구축한 커머스 생태계를 배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가장 큰 무기는 음식배달에서 새롭게 구축한 생태계가 아니라 이미 쿠팡이 확보한 와우 멤버십과 상품, 물류망이다. 쿠팡이츠 성장에는 쿠팡이 기존에 확보한 와우 멤버십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와우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도입한 뒤 같은 해 5월에는 서비스 운영 지역 전체로 확대하며 이커머스 고객을 음식배달 이용자로 끌어들였다. 올해 5월부터는 혜택 대상을 일반회원까지 넓혀 8월까지 '매 주문 배달비 0원'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이용자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형 성장도 이어졌다. 배달대행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쿠팡이츠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2조9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와우 멤버십을 매개로 쇼핑과 음식배달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 묶는 쿠팡 특유의 '락인' 전략이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달앱 이용자 규모에서는 여전히 배민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쿠팡이츠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배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69만2917명, 쿠팡이츠는 1385만2043명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민이 1000만명 이상 앞서며 1위를 지킨 가운데 쿠팡이츠는 전년 동월 대비 이용자가 20.9% 늘어 배민의 증가율인 6.8%를 크게 웃돌았다. 와우 멤버십과 무료배달을 기반으로 이용자 저변을 빠르게 넓히며 배달앱 2위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전용 PPC 배민 vs 기존 로켓망 쿠팡…각기 다른 퀵커머스 물류 해법 최근에는 음식배달을 넘어 퀵커머스에도 쿠팡이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쿠팡이츠는 제주시 도심 일부 지역에서 직매입형 퀵커머스 서비스 '쿠팡나우'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곰곰·탐사 등 자체브랜드(PB)를 비롯해 정육·수산,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과 화장지·세제·생활잡화·뷰티 상품 등을 판매하며 주문 후 1시간 이내 배송을 제공한다. 와우회원은 묶음배달로 1만5000원 이상 주문할 경우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다. 쿠팡나우의 특징은 기존 쿠팡 물류 인프라를 퀵커머스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별도의 도심형 다크스토어를 새롭게 구축하기보다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운영하는 서브 풀필먼트센터(서브FC)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상품을 포장·출고하는 방식이다. 배민이 즉시배송을 위해 도심 곳곳에 전용 PPC를 구축해왔다면 쿠팡은 로켓배송을 위해 확보한 기존 물류 거점에 퀵커머스 기능을 얹는 방식이다. 기존 재고와 공간을 즉시배송에도 활용할 수 있어 신규 거점 구축과 재고 운영에 드는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향하는 곳은 '일상 소비' 배민은 배달망을 커머스로 넓히고 쿠팡이츠는 커머스 인프라를 배달로 끌어오지만 두 전략이 향하는 지점은 결국 일상 소비 전반이다. 배민에게 B마트와 장보기·쇼핑은 음식배달 의존도를 낮추면서 고객의 앱 이용 횟수를 늘릴 수 있는 또 다른 성장축이다. 쿠팡이츠에게는 와우회원과 로켓배송으로 모은 고객을 음식배달과 즉시배송으로 연결해 쿠팡 생태계에 오래 머물도록 만들 수 있는 수단이다. 향후 과제는 각사가 보유한 경쟁력을 생활 소비 전반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배민은 전국 80여개 PPC와 B마트·장보기·쇼핑을 기반으로 음식배달에서 확보한 이용자를 반복적인 장보기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과 로켓배송 물류망이라는 기존 자산을 앞세워 음식배달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운 만큼 현재 제주에서 시험 중인 쿠팡나우를 비롯한 즉시배송 사업의 확장성과 사업성을 증명해야 한다. 결국 배달에서 커머스로 향하는 배민과 커머스에서 배달로 내려오는 쿠팡이츠 가운데 소비자의 일상 소비에 촘촘하게 파고들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까지 구축하는 플랫폼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B마트는 신선식품을 산지에서부터 콜드체인으로 관리하고 PB를 비롯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지역과 소도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며 "장보기·쇼핑 역시 주요 유통업체뿐 아니라 전자제품·생활용품·도서 등 다양한 판매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소비자가 배민 앱 안에서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편의점주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주들이 쿠팡이츠 쇼핑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판매자와의 협업을 넓혀 고객에게 보다 폭넓은 상품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18 17: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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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비전, K-브랜드 해외 진출에 '브랜드 보호' 수요 커진다…고액 고객 3배 증가
[경제일보] 인공지능(AI)과 글로벌 이커머스 확산으로 기업의 브랜드 보호 범위가 위조상품 대응에서 온라인 유통망과 생성형 AI 기반 사칭·피싱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K-뷰티·K-푸드 등 국내 소비재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국가와 플랫폼을 넘나드는 브랜드 침해를 상시 관리하려는 수요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AI 기반 지식재산권(IP) 보호 기업 마크비전은 올해 상반기 연간 계약 규모가 1억5000만원 이상인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 가운데 보호 브랜드와 관리 국가, 리스크 유형 등을 확대해 계약 규모를 늘린 고객도 약 2배 증가했다. 마크비전은 이번 고객 확대가 기업의 브랜드 보호 수요가 단순한 위조상품 적발을 넘어 상시적인 운영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관리해야 할 온라인 판매 채널과 국가가 늘어나면서 개별 기업이 직접 침해 사례를 찾아 대응하는 데 한계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브랜드 보호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마크비전의 올해 상반기 신규 고객 분석 결과에 따르면 뷰티·퍼스널케어가 1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식품 15%, 패션·액세서리 13%, 헬스·건강기능식품 13% 등이 뒤를 이었다. 신규 고객의 60% 이상이 소비재 기업에 해당했다. K-뷰티와 K-푸드 기업들이 해외 이커머스와 소셜미디어 기반 커머스로 판매 영역을 확대하면서 브랜드 침해 위험도 함께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이나 틱톡샵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판매 채널이 확대될수록 정상적인 유통망뿐 아니라 위조상품 판매자와 비인가 판매자, 그레이마켓 등도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브랜드 가치 훼손을 넘어 소비자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제품이 유통될 경우 제품 품질이나 성분 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보호를 단순한 마케팅이나 평판 관리 차원의 문제로만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지역별로는 국내 기업의 브랜드 보호 수요가 과반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마크비전의 신규 고객 가운데 국내 기업 비중은 59%였으며 일본 19%, 미주 12%, 유럽 10% 순이었다. 전체 활성 고객 가운데 해외 고객 비중은 약 47%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일수록 관리 범위도 넓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마다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 판매 방식이 다르고, 동일한 브랜드라도 여러 플랫폼에서 위조상품이나 무단 판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이 개별 침해 사례에 대응하기보다 여러 국가와 플랫폼을 한꺼번에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보호 체계를 바꾸고 있다. 브랜드 침해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위조상품을 찾아 판매 페이지를 차단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면 최근에는 비인가 판매자와 그레이 마켓, 브랜드를 사칭한 웹사이트와 피싱 페이지 등으로 대응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를 사칭한 이미지와 문구, 웹사이트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과거보다 정교한 사칭 콘텐츠가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이 대응해야 할 위험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마크비전은 국내 신규 고객의 주요 브랜드 보호 수요 가운데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SNS를 통한 위조상품 유통, 비인가 판매자와 그레이마켓,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칭 사이트와 피싱 차단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보호 서비스 역시 단순 검색과 신고를 넘어 AI를 활용해 침해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찾아내고 유형을 분류한 뒤 삭제 요청 등 후속 조치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기업이 관리해야 할 데이터와 채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람만으로 모든 침해 사례를 찾아내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들도 브랜드 보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마크비전에 따르면 헬렌카민스키와 캉골 등을 보유한 에스제이그룹은 올해 상반기 침해 판매 페이지 9259건을 삭제하고 10개국에서 활동하는 판매 계정 946개를 제재했다. 마크비전은 이를 통해 최소 273억원의 손실을 예방한 것으로 추산했다. 에이피알도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 보호를 위해 10개국의 틱톡샵과 아마존, SNS 등 27개 채널에서 마크비전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브랜드 사칭뿐 아니라 가짜 광고, 딥페이크 콘텐츠 등 새로운 형태의 IP 침해에도 대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브랜드 보호 기업들도 단순 위조상품 탐지에서 나아가 AI 기반 위험 탐지와 콘텐츠 검증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 보호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침해 콘텐츠를 찾아내느냐뿐 아니라 실제 기업의 사업과 유통망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얼마나 정확하게 구분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이 늘어날수록 기업 입장에서도 브랜드 보호를 일회성 대응이 아닌 지속적인 운영 업무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기업들은 이제 좋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이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역량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브랜드 보호는 단순한 리스크 대응을 넘어 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운영 역량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8 14: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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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이용자 피드백 2354건 반영…거래소 넘어 금융 플랫폼 확장
[경제일보] 바이낸스가 가상자산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데서 나아가 결제와 카드, 월렛 등 실생활 금융 영역으로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거래 과정의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거래소를 넘어 자산 보관과 결제까지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11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올해 상반기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총 198건의 서비스 및 기능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2354건의 피드백을 접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P2P, 바이낸스 챗, 바이낸스 월렛, 계정 관리, 서비스 내비게이션 등 47개 세부 영역에서 기능을 개선했다. 이번 개선은 거래 기능 자체보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간 거래 수수료나 상장 종목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이용 과정에서 얼마나 안정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P2P 서비스에서는 거래 안전성과 분쟁 처리 절차를 손봤다. 결제 과정에 추가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판매자가 부당하거나 악의적인 부정적 리뷰에 대해 검토 또는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이의 제기 기능을 도입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채팅과 메시징 기능도 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메시지 전송 안정성과 알림 기능을 보완하고 고객 지원 채팅에서 이미지 전송을 지원하는 등 총 9건의 기능을 추가했다. 월렛과 계정 이용 과정의 불편도 개선했다. 바이낸스 월렛에서는 RWUSD 상환 방식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편했으며, 계정 및 고객확인(KYC) 과정에서 발생하는 로딩과 멈춤 현상, 서비스 내비게이션 오류, 앱 업데이트 이후 페이지 로딩 문제 등을 보완했다. 바이낸스는 바이낸스 페이와 바이낸스 카드 등 실생활 금융 서비스를 더하며 플랫폼의 역할 자체를 확대하고 있다. 바이낸스 페이는 현재 6개국의 QR코드 기반 국가 결제 시스템과 연동돼 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이를 10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을 거래소 안에서 거래하는 것을 넘어 실제 오프라인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는 것이다. 바이낸스 카드도 현재 36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거래소에 보관된 디지털 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연결하면서 가상자산의 활용처를 일상적인 소비 영역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서비스 범위도 가상자산 거래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바이낸스는 스테이블코인과 전통 금융상품, 주식, 결제, 카드, 법정화폐 입출금, 저축 및 리워드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각각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가 다양한 금융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서비스 영역이 넓어질수록 보안과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단순 거래 플랫폼과 달리 결제와 카드, 법정화폐 입출금 등 금융 기능을 함께 제공하려면 자산 보호와 이상거래 대응, 법집행기관 협조 등 다양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낸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 법집행기관으로부터 접수한 요청에 대응한 건수는 31만3653건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3만6235건의 요청을 처리했다. 바이낸스의 지원을 통해 법집행기관이 올해 상반기 회수하거나 동결한 자금은 4000만 달러(약 570억원)를 넘어섰으며 누적 규모는 10억2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바이낸스는 컴플라이언스를 단순한 규제 준수 절차가 아니라 이용자의 자산과 거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보고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낸스가 추진하는 방향은 '거래소의 고도화'와 '금융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맞물린 형태로 분석된다.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반영해 거래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거래 이후의 자산 관리와 결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혀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가 수행하는 금융 활동을 늘리는 전략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거래량과 상장 종목 중심에서 이용자 경험과 금융 서비스, 보안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이 투자자산을 넘어 결제와 금융 서비스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수록 거래소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의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플랫폼의 경쟁력은 단순한 거래 규모를 넘어 이용자가 얼마나 안심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강력한 컴플라이언스와 보안 체계를 토대로 이용자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해 실질적인 편의성과 신뢰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1 14: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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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카톡창에 들어온 AI…네카오, '돈 되는 플랫폼' 다시 짠다
[경제일보] 네이버와 카카오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존 플랫폼에 접목하며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AI 자체를 별도의 유료 서비스로 판매하기보다 검색과 쇼핑, 대화 등 이용자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는 서비스에 AI를 결합해 광고와 커머스 등 기존 사업의 매출 발생 지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AI가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을 추천하거나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플랫폼의 돈 버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네이버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인했고, 카카오는 하반기부터 AI를 본격적인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고 공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전략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AI를 이용자의 '다음 행동'을 만들어내는 도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플랫폼에서는 이용자가 검색하고 상품을 비교한 뒤 직접 구매하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 별도로 이용해야 했다면 AI가 이 과정을 줄이고 이용자의 의도와 실제 거래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을 중심으로 AI가 이용자의 탐색부터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로에 개입하는 방식이다. 검색 과정에서 AI가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제공하는 동시에 상품 탐색과 비교까지 지원하면서 검색과 커머스의 경계를 좁히고 있다. 네이버의 AI 검색 서비스인 'AI 브리핑'과 'AI탭' 등이 대표적이다. AI가 검색 결과를 단순히 나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맥락에 맞춰 정리해 보여주면서 검색 경험을 바꾸고 있다. AI가 이용자의 의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 검색 결과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지는 과정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쇼핑 분야에서는 AI가 단순한 상품 검색 도구를 넘어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의 조건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관련 상품을 찾고 비교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AI를 적용한 광고 상품의 매출 기여도가 60%를 넘어서며 AI 기반 광고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검색과 쇼핑, 네이버페이 등 기존 서비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AI가 검색 단계에서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한 뒤 상품 탐색과 구매까지 연결할 경우 외부 서비스로 이용자가 이탈하는 과정을 줄이고 플랫폼 내부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늘릴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정식 출시된 AI 탭은 8월 초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새로운 검색의 경험으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며 "쇼핑과 로컬 콘텐츠의 CTR(광고 클릭률)도 40% 이상을 기록하며 이용자의 탐색이 실제 구매와 예약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검색보다 '대화'를 AI 활용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카카오톡이라는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공간에 AI를 결합하고 이용자의 대화와 맥락을 바탕으로 필요한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카카오톡에서 특정 지역의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AI에 요청하면 단순히 식당 정보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예약이나 주문 등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카카오가 그리고 있는 구조다. 여행이나 쇼핑,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이용자의 질문을 외부 서비스 이용으로 연결할 수 있다. 카카오가 외부 사업자와의 연결을 확대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AI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대신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외부 서비스를 호출하고 이용자가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기존 카카오톡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이었다면 AI가 본격적으로 결합한 이후에는 사람과 서비스, 사람과 상품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까지 맡게 된다. 이용자가 별도의 검색이나 앱 실행 없이 AI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찾고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카카오가 확보할 수 있는 광고와 커머스 접점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모델 자체를 유료화하는 데에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이미 수천만명의 이용자와 광고주, 판매자, 콘텐츠 사업자 등을 확보한 플랫폼에서는 AI를 기존 사업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수익 기회를 만들 수 있다. AI를 기존 플랫폼에 결합하는 이유로 꼽힌다. 결국 두 회사의 AI 경쟁은 누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느냐를 넘어 누가 AI를 통해 이용자의 행동을 더 많이 플랫폼 안의 경제 활동으로 연결하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AI가 검색창과 카톡창에 들어온 지금, 플랫폼의 다음 경쟁 무대는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통해 만들어지는 '거래'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드는가보다 AI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용자의 일상에 녹여내고 실제 행동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오는 2028년에는 톡비즈 내 AI 관련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 수준까지 빠르게 확장되면서 AI는 톡비즈 성장 재점화의 핵심이자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6-08-10 17: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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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수수료 없애고, 하자 땐 환불"…국토부, 중고차 대책 발표
[경제일보] 정부가 중고차 거래 시 소비자가 광고에 표시된 가격 외 추가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하고, 구매 후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환불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2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고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내놨다. 가장 강도 높은 조치는 환불 규정이다. 차를 산 뒤 7일 안에 엔진 등 핵심 부품에서 하자가 나오고, 그 수리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되면 소비자가 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판단 기준으로 수리비 300만원 이상이면서 매매가의 30%를 넘어서는 경우, 또는 수리에 30일 넘게 걸리는 경우를 들었다. 가격 표시 방식도 바뀐다. 매매업자는 앞으로 인터넷 광고에 차량값과 수수료를 합친 총액을 표시해야 한다. 그동안은 광고에 없던 비용이 계약 직전에야 드러나거나, 성능점검 과정에서 붙는 성능보험료를 소비자가 떠안는 일이 흔했다. 예컨대 광고상 500만원짜리 매물이라도 실제로는 매도비 44만원, 알선 수수료 20만원, 성능보험료 50만원 등이 추가돼 최종 부담이 100만원 이상 불어나는 식이었다. 하자에 대한 책임 소재도 판매자 쪽으로 분명해진다. 지금의 성능보험은 매매업자가 의무적으로 드는 보험으로 통합되며, 보장 범위와 기간은 늘리는 대신 보험료는 낮추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별 하자 발생률 등은 매년 공개되고, 이 정보를 근거로 우수사업자 지정 제도도 새로 만들어진다. 점검기록부의 신뢰도 문제도 손질 대상이다. 중고차 민원의 약 80%가 점검기록부 부실에서 비롯됐는데, 서식 자체가 예전 차량 기준에 맞춰져 있고 오류를 낸 점검자를 제재할 근거도 마땅치 않았던 탓이 크다. 여기에 매매업자는 점검 책임을 성능점검자에게 넘기고, 점검자는 다시 성능보험에 기대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갔다. 실제로 관련 보험료는 최근 5년 새 2.2배로 뛰었다. 이런 관행을 끊기 위해 국토부는 침수나 사고 이력 같은 핵심 항목에서 점검 오류가 나오면, 고의였는지와 무관하게 영업정지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볼 계획이다. ‘몰랐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해가던 관행을 막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점검 수수료 현실화, 점검자 법적 정의 정비 등 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이용자가 늘고 있는 ‘내차팔기’ 플랫폼의 거래 관행도 손보기로 했다. 플랫폼의 진단이 틀려 딜러나 차주가 손해를 보면 실제 손해액만큼 보상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이용자에게 잘못이 없는데도 서비스 이용을 막는 일은 못 하도록 규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영세 딜러들은 문제를 제기했다가 계정이 제한될까 봐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그 피해가 결국 소비자에게 넘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에 국토부는 플랫폼 기업에 과징금을 물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처분 권한을 가진 주체에 시·군·구청장뿐 아니라 국토부 장관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국토부는 다음 달 중 관련 법령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고, 세부 과제를 논의할 별도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할 예정이다.
2026-08-06 14: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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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상비약 늘리자는 정부, 약국 문 닫으면 약도 사지 말라는 약사회
[경제일보] 밤 11시 아이의 열이 오른다. 집에 해열제는 없고 동네 약국은 문을 닫았다. 응급실을 찾아갈 만큼 위급하지는 않지만 다음 날 아침까지 손 놓고 기다리기도 어렵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이런 상황에서 시작됐다. 약국이 쉬는 심야와 공휴일에도 급한 약은 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제도가 시행된 때는 2012년 11월이다. 14년이 지난 지금 편의점에서 실제로 살 수 있는 상비약은 11종뿐이다.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13종이 지정돼 있지만 어린이용 타이레놀 2종이 생산 중단되면서 판매 품목이 줄었다.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품목을 최대 20종으로 확대하고 약국과 24시간 편의점이 없는 지역에서는 일반 소매점에도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다. 약사법은 안전상비의약품의 범위를 이미 정해 놓았다. 가벼운 증상에 시급히 사용하고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복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성분과 부작용, 함량, 제형 등을 따져 20개 이내에서 지정하도록 했다. 편의점 판매를 허용할 약의 범위를 정부가 마음대로 넓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회가 법률로 정한 한도 안에서 비어 있는 아홉 자리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이 나오자 약사단체들은 일제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약사회는 품목 확대와 판매점 기준 완화가 의약품 안전관리의 공백을 키울 것이라며 공공심야약국 확충과 단골약사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한약사회도 편의성보다 안전성이 먼저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판매되는 의약품이 늘어나면 오남용과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해열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간 손상이 생길 수 있고 감기약과 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다 같은 성분을 겹쳐 먹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 때문에 편의점 상비약은 제품과 포장 단위, 판매 수량이 제한된다. 부작용 가능성은 품목별 안전성을 따지고 경고 표시를 강화해야 할 이유이지 모든 추가 논의를 중단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약사회가 안전을 근거로 반대하려면 제품별로 설명해야 한다. 어떤 성분이 어린이나 임신부에게 위험한지, 어느 함량부터 약사의 상담이 필요한지, 어떤 약을 편의점에서 팔아서는 안 되는지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11종은 허용하면서 지사제나 제산제 몇 종이 추가되면 국민 건강이 위태로워진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판매 품목 전체를 막는 방식으로는 안전 논쟁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사제와 제산제 추가 논의는 2017년에도 있었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가 갑작스러운 설사와 속쓰림에 사용하는 약을 편의점 판매 대상에 넣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약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약사회 측 인사의 자해 소동까지 벌어졌고 이후 논의는 사실상 멈췄다. 국민 생활은 달라졌지만 품목 조정은 8년 넘게 약사회 반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약을 사는 시간대를 보면 제도가 필요한 이유도 드러난다. GS25의 지난해 안전상비약 매출 가운데 57.2%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요일별 매출은 일요일이 20.1%로 가장 많았다. 사람들이 약사의 상담을 피하려고 편의점을 찾은 것이 아니라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약이 필요했던 것이다. 국민 여론도 약사회의 전면 반대와 거리가 있다. 지난해 전국 성인 108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5.4%가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동의했다.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대체 필요성까지 포함하면 현행 품목을 확대하거나 바꿔야 한다는 응답은 94.7%였다. 소비자들은 아무 약이나 팔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낮은 제품을 골라 달라는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법이 허용한 20개까지 품목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야간 노동자,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에게 약국 운영시간 밖의 의약품 접근은 생활 안전과 맞닿아 있다는 이유였다. 소비자단체는 품목 확대와 함께 판매 실태 점검, 부작용 감시, 국민이 참여하는 품목 검토 절차도 요구했다. 접근성을 넓히되 관리 책임도 함께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약사회가 대안으로 내놓은 공공심야약국은 필요한 제도다. 여러 만성질환 약을 함께 복용하는 고령자나 임신부, 어린 환자에게는 약사의 상담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공심야약국을 전국 모든 생활권에서 밤새 운영하기는 어렵다. 약국도 24시간 편의점도 없는 지역의 주민에게 심야약국이 충분히 생길 때까지 기다리라고 할 수도 없다. 공공심야약국과 편의점 상비약은 맡아야 할 일이 다르다. 복용 중인 약이 여러 개이거나 증상이 오래가는 환자는 약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소화불량에 쓸 약이 필요한 사람은 가까운 편의점에서 제한된 제품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두 제도를 경쟁 관계로 몰아갈수록 약사회가 지키려는 대상이 국민 건강인지 약국의 판매 영역인지 묻게 된다. 편의점의 판매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보건 당국이 답해야 한다. 현행 제도에서도 판매자는 사전교육을 받고 보건소에 등록해야 한다. 같은 품목은 한 차례에 하나만 팔 수 있고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 위해 의약품 판매를 막는 바코드 시스템과 주의사항 게시 의무도 갖춰야 한다. 규정을 지키지 않는 점포는 단속하면 된다. 계산대에서 같은 제품이 연속 결제되지 않도록 막고 실제 판매를 맡는 종업원에게 정기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다. 반복 위반 점포는 등록을 취소하고 점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품목 수만 늘려서는 안 되지만 관리 부실의 부담을 약이 필요한 국민에게 떠넘겨서도 안 된다. 대한약사회는 편의점 상비약이 전체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며 밥그릇을 지키려는 반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면 저위험 의약품 몇 종을 늘리는 일에 전국 약사회가 성명과 결의대회로 맞서는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2017년부터 이어진 강경 대응을 두고 국민이 직역 이익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전을 말하려면 집단 반대의 강도보다 의약품별 근거가 먼저 나와야 한다. 약사의 전문성은 모든 의약품을 약국 안에 묶어 둘 때 생기지 않는다. 성분 중복을 찾아내고 환자의 나이와 질환, 복용 중인 약을 살펴 적합한 약을 권할 때 전문성이 빛난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가려내는 일도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밤중 가벼운 증상에 사용할 약까지 막아야 전문직의 권위가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숫자 채우기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같은 성분의 다른 상표를 여러 개 추가해 20종을 맞추는 방식이라면 국민이 느끼는 변화는 없다. 실제 심야 수요가 많은 증상을 조사하고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낮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 어린이와 임신부, 고령자에게 주의가 필요한 성분은 포장 앞면에 크게 표시하고 문제가 반복되는 제품은 판매 대상에서 빼야 한다. 국민은 약국 영업시간에 맞춰 아프지 않는다. 아이의 열은 한밤중에도 오르고 속쓰림과 복통은 공휴일에도 찾아온다. 편의점 상비약은 병원이나 약국을 대신하는 제도가 아니라 문이 닫힌 시간의 빈틈을 메우는 장치다. 14년 동안 실제 판매 품목이 11종에 묶여 있다면 손볼 때도 지났다. 약사회가 지켜야 할 것은 약국의 판매 독점이 아니다. 국민이 필요한 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전문직의 책임이다. 제품별 위험을 따지기도 전에 확대 계획부터 막는다면 안전이라는 말도 직역 이익을 가리는 방패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안전성이 검증된 약을 골라 접근성을 넓히고 약사회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안전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 약국 문이 닫았다는 이유로 약도 사지 못하게 하는 제도는 국민 편에 서 있다고 보기 어렵다. 편의점 상비약은 14년째 제자리다. 이제 품목을 정하는 기준도 약사단체의 반발이 아니라 국민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지에 맞춰야 한다.
2026-07-24 09:3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