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이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단순 마케팅 논란을 넘어 법률·입법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광주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5·18 모욕 처벌법’ 제정 필요성까지 제기하고 있어 향후 표현의 자유와 역사 왜곡 규제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탱크 텀블러 세트’ 판매 행사 과정에서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광주 시민사회와 정치권 일부에서는 해당 표현이 계엄군 장갑차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 발언을 연상시킨다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시민단체와 정치권 반발이 이어졌고 일부 단체는 스타벅스 불매운동과 함께 신세계그룹의 광주 지역 개발 사업 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한 고발장도 접수됐다.
정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고 밝혔고 스타벅스코리아는 관련 책임을 물어 손 전 대표를 경질했다. 다만 논란은 사과와 인사 조치에 그치지 않고 입법 논의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광주광역시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구본기 후보는 20일 기자회견에서 “‘5·18 탱크데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5·18 모욕 처벌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역시 “독일처럼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거나 폄훼하는 행위를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왜곡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조롱이나 희화화 논란은 직접적인 처벌 조항 적용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형사처벌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문제될 수는 있지만 특정 피해자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표현 행위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전체를 특정 개인처럼 법률상 피해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 판례는 일반적으로 집단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구성원 범위가 제한되고 특정성이 인정돼야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표현의 자유와의 충돌 문제도 남아 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민주사회 핵심 기본권으로 폭넓게 보호해 왔다. 이 때문에 향후 입법이 추진되더라도 단순 의견 표명과 악의적 조롱·폄훼를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가 핵심 법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해외 사례도 거론된다. 독일은 홀로코스트 부정 및 나치 범죄 미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두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인종차별·반유대주의 표현 규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국내 법조계에서는 한국 헌법 체계와 역사적·법적 배경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번 논란은 기업의 역사 인식과 ESG 경영 문제로도 연결되고 있다. 특히 광주 시민사회가 신세계그룹의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 중단까지 요구하면서 지역사회 신뢰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2033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입하는 대형 개발 사업이다. 백화점 확장과 호텔 공연장 스포츠시설 주거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 개발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시민사회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광주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으로서 역사적 상징성과 지역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 측은 공식 사과와 인사 조치를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선 상태다.
법률적으로는 향후 고발 사건 수사 과정에서 실제 형사처벌 가능성이 인정될지 여부가 우선적인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동시에 정치권에서 제기된 ‘5·18 모욕 처벌법’ 논의 역시 표현의 자유 제한 범위와 위헌 가능성 검토 등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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