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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가 인력난 해결사?…"인력 부족 업종은 못 메우고 청년 채용부터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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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 AI가 인력난 해결사?…"인력 부족 업종은 못 메우고 청년 채용부터 흔든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보운 기자
2026-07-07 16:38:17

AI 확산에도 인력난 해소는 '숙제'…저숙련 업종은 대체 효과 제한적

전문가들 "감원보다 생산성 혁신·신시장 창출 중심 활용 전략 필요"

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세미나에서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인공지능 도입이 장래 산업 및 직종별 인력 수급 불균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보운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세미나에서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인공지능 도입이 장래 산업 및 직종별 인력 수급 불균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보운 기자]

[경제일보] "앞으로 발생할 문제는 모든 부문에서 인력이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업종·직종에서 사람이 부족해지는 것입니다."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AI가 인구절벽의 만능 해법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AI는 고숙련 직종에서는 활용도가 높지만 앞으로 인력 부족이 심화될 저숙련 업종에서는 대체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날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AI와 일자리의 공존: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대응전략' 세미나를 열고 AI 확산에 따른 산업·직종별 노동시장 변화와 정책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세미나를 연 한경협은 AI 시대에 맞는 노동시장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산업화 시대의 고용 체계로는 AI 시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고용 패러다임 마련을 주문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영상 축사를 통해 AI 확산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고용 불안을 함께 고려한 중장기 고용안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력난 업종과 AI 활용 업종 '엇박자'
이날 세미나에서는 AI가 인구절벽 시대의 노동력 부족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직종과 향후 인력 부족이 심화될 직종이 서로 어긋나는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노동시장의 핵심 과제를 '인력 부족'이 아닌 '인력 불균형'으로 진단했다. 그는 생산연령인구 감소에도 고령층 경제활동 확대와 생산성 개선으로 전체 노동 투입이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산업과 직종, 지역별로 인력 감소 속도가 달라 특정 분야에서는 노동력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5세 미만 청년 취업자는 향후 25년 내 절반가량 감소해 청년 인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충격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AI가 이 같은 노동력 부족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이 같은 불균형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도 소개됐다. 이 교수는 한국 직종별 업무 특성을 반영해 AI 활용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법률·경영서비스 등 고임금·고숙련 직종일수록 AI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농업과 운송업 등은 AI 활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향후 인구 변화로 노동 공급이 많이 줄어들 업종일수록 AI 노출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노동 인력이 인구 변화로 더 많이 줄어드는 업종에서 AI 노출도가 낮다"며 "인구 변화로 인한 장래 노동 불균형을 AI가 완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저숙련 인력 공급이 많이 줄어들고 저숙련 인력이 부족해지는 분야가 많은데 이런 분야는 AI가 잘 해결해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청년 초급 일자리 줄고 전문인력 양성도 '빨간불'
청년 고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AI가 청년층이 전문성을 쌓는 초급 일자리를 줄일 경우 장기적으로 고급 인력 양성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초급 전문직에서 훈련을 쌓아 나중에는 AI를 이용하고 활용해야 하는 고급 직무로 올라가야 하는데 숙련의 사다리가 단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도 해결하지 못하는 분야에 노동 공급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술이 문제를 증폭시키는 분야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AI가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를 선별해 교육·훈련과 기술 개발 정책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노동정책과 기술정책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세미나에서 길은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AI 시대 생산성 제고 방안과 인력활용 전략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보운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세미나에서 길은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AI 시대 생산성 제고 방안과 인력활용 전략'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보운 기자]
 
"AI는 감원보다 생산성 혁신이 답"
이 같은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AI를 단순한 인력 대체 수단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길은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AI가 아직 전 산업에서 대규모 해고를 유발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길 연구위원은 "AI에 의한 노동 대체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며, 기존 인력을 해고하기보다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개발업과 전문 디자인업에서는 20대 후반 고용 하락이 관측된다"고 말했다.

실제 AI 영향은 일부 산업에서 청년층 채용 감소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생성형 AI가 코딩과 디자인 시안 작성 등에서 업무 속도를 높이면서 일부 청년층 채용 수요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무 서비스, 음식점업, 운송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는 AI·자동화 기술 도입에도 산업 차원의 고용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길 연구위원은 AI를 단순 인력 대체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AI 활용의 관건은 기술 자체보다 기업의 경영 전략과 직무 재설계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 시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해야 최종적으로 고용이 보호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해 과거에 불가능했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하고 반복적이고 고강도의 업무가 대체되는 것은 노동자에게 좋은 업무 환경이 될 수 있다"며 "이 일을 하지 않고 더 편하고 창의적이고 안전한 업무를 하도록 만드는 해답은 노동자가 아니라 기업가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맞는 노동정책과 기업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고용정책도 기존 직업훈련 중심에서 산업별 인력 수급 불균형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AI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과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을 구분하고, 저숙련·고령층 의존 업종과 청년 초급 일자리 감소 문제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AI 활용 전략에 따라 고용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단순 비용 절감과 인력 대체에 초점을 맞출 경우 고용 충격이 커질 수 있지만, 생산성 향상과 신시장 창출로 연결하면 노동자는 더 안전하면서도 고부가가치 업무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길 연구위원은 "AI 자체가 사람을 대체하는지 아닌지만 질문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고 산업이 성장하면 충분히 다른 이득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AI를 단순한 일자리 대체 기술이 아닌 생산성 혁신과 산업 경쟁력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구조를 반영한 정책과 기업 차원의 활용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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