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아직 세계적인 석학 반열에 오르지 않았지만 독창적인 연구 성과와 잠재력을 갖춘 젊은 과학자를 발굴해 연간 20억원 안팎의 연구비를 장기간 지원한다. 이미 성과가 검증된 연구자 중심의 기존 연구단과 달리 10년 뒤 세계 연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IBS는 지난 14일 ‘개척가형 연구단장’ 모집 공고를 내고 첫 연구단장 선발에 착수했다. 대상은 기초과학 및 융복합 분야에서 자신만의 연구 영역과 성과를 갖춘 젊은 과학자다.
구체적인 연령 제한은 없지만 젊은 연구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IBS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MPI)의 신규 연구단장 연령대가 41~44세라는 점을 참고해 국내에서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독립적인 연구를 이끌 수 있는 연구자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선발 기준은 기존 연구단과 다르다. 현재의 논문 실적이나 연구 성과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연구자만이 정의하고 이끌 수 있는 고유한 학문 영역을 갖췄거나, 10년 뒤 해당 분야의 ‘교과서를 다시 쓸’ 수준의 파괴적 연구 주제를 제시해야 한다.
특히 기존 대형 연구집단이 조직이나 인프라의 한계로 쉽게 접근하지 못한 학문 경계 영역과 신생 분야도 주요 대상이다.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라도 새로운 학문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지원 규모는 연간 20억원 안팎이다. 기존 IBS 연구단과 같은 절차로 연구비를 배정하고 평가하며, 공개모집과 함께 IBS가 직접 후보자를 발굴하는 방식도 병행한다. 이후 심층평가와 연구단선정평가위원회(SEC) 종합평가를 거쳐 최종 연구단장을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제도는 지난 6월 취임한 장석복 IBS 원장의 첫 인재 전략 가운데 하나다. 장 원장은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을 지낸 첫 내부 출신 원장으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연구단장이 임명되는 시기를 10년 가까이 앞당기겠다”며 돌파형 연구를 강조했다.
IBS가 젊은 연구자 발굴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도 있다. 해외 주요 연구기관들은 젊은 과학자에게 독립적인 연구공간과 대규모 연구비를 제공하며 차세대 석학을 조기에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구자의 현재 명성보다 미래 가능성에 투자하는 연구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장석복 IBS 원장은 “IBS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도입한 개척가형 연구단을 통해 세계적인 잠재력을 지닌 연구자들을 발굴·영입하겠다”며 “기존의 연구 틀과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질문을 하고 독창적인 연구를 꽃피울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의 성패는 얼마나 유명한 연구자를 영입하느냐보다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연구 분야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느냐에 달렸다. IBS의 ‘10년 뒤 교과서를 바꿀 과학자’ 발굴 실험이 국내 기초과학의 인재 육성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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