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네이버의 글로벌 인공지능(AI) 팩토리 사업이 자금조달 구상을 넘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브룩필드가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를 확보하고, 엔비디아가 기술을 제공하며, 네이버클라우드가 운영과 고객 확보를 맡는 구조다. 대규모 초기 투자 부담을 나누는 틀을 마련한 만큼 사업의 다음 평가 기준은 확보한 연산 자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이익으로 연결하느냐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브룩필드와 90억달러, 약 12조원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약 10억달러 전략적 지분투자에 필요한 선결조건도 충족했다.
계약에 따라 브룩필드 측이 자산보유회사인 ‘에셋코(Asset Co·가칭)’를 설립하고 GPU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확보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여기서 컴퓨팅 자원을 공급받아 고객에게 AI 학습·추론 서비스를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DSX 등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술 협력을 제공한다.
브룩필드의 자본과 네이버의 데이터센터·GPU 클러스터 운영 역량,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운영회사를 설립하는 대신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업 주체를 맡는다.
첫 거점은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를 가동하고 연말 누적 100MW, 2028년 200MW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1기가와트(GW)급 사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의 지분투자 절차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유상증자 공시상 납입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며, 발행 신주는 724만1564주다. 발행가 기준 조달금액은 약 1조4809억원이다. 납입이 완료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게 된다.
증권가는 조달 구조가 구체화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금융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대규모 외부자본 참여를 계약으로 구체화해 조달 비용과 구조에 관한 불확실성을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초기 현금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네이버는 직접 대규모 GPU 구매자금을 집행하는 대신 브룩필드가 마련한 인프라를 사용하고, 사업 매출에 연계해 사용료를 지급하는 구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검색·광고·커머스 등 기존 사업의 현금창출력도 신규 사업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이번 계약을 평가할 때는 인프라 투자 한도와 지급보증을 구분해야 한다. 네이버가 별도로 공시한 18조7400억원의 지급보증은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용료 지급 의무를 뒷받침한다. 자기자본 대비 64.73% 규모다.
보증액은 90억달러 투자 한도가 전액 집행된다고 가정할 때 2034년 말까지 예상되는 공급대금의 명목 총액이다. 공시 시점에 확정된 공급대금 지급 의무는 없다. 향후 실제 부담은 인프라 공급과 사용료 지급 조건에 따라 구체화된다.
회계상 구조도 중요하다. 에셋코에는 브룩필드가 100% 출자하지만, 네이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지배력이 인정돼 종속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실질적인 지배력에 따라 연결 대상이 되는 것이다.
외부 자본을 활용하는 효과와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될 사업 규모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에셋코와 네이버클라우드 사이의 거래는 연결 과정에서 제거되므로, 양사의 매출과 이익을 단순히 더해 사업 성과를 평가할 수도 없다.
고객 확보가 본격적인 시험대가 된다. 대규모 GPU를 확보하더라도 설치와 전력 공급, 네트워크 구성, 고객 검증을 거쳐야 매출이 발생한다. 증설 일정과 고객의 사용 개시 시점을 맞추는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장기계약의 내용도 수익성을 좌우한다. 계약기간과 최소 사용 약정, 가격 조정 방식, 중도 해지 조건에 따라 매출의 안정성이 달라진다. GPU 세대교체와 임대단가 변동까지 고려하면 확보한 용량 자체보다 이를 어떤 조건으로 판매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2028년 매출 3조3606억원, 영업이익 1조7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공급능력 확대와 장기계약 단가 등을 가정한 전망이다. 실제 고객 계약과 가동 실적이 확인되면 추정치의 타당성도 검증할 수 있다.
한편 네이버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은 별도의 평가 대상이다. 연결 영업이익이 증가하더라도 브룩필드 등 투자자와의 수익 배분, 감가상각과 운영비 등을 거친 뒤 네이버에 얼마나 귀속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네이버는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 진입할 자본·기술·운영의 틀을 갖췄다. 다음 단계에서는 고객사와 계약 규모, 가동 시점, 투자자 배분 이후의 이익을 차례로 보여줘야 한다. 12조원 규모의 인프라 확보가 성장의 기반이라면, 그 기반을 수익으로 바꾸는 것은 앞으로 체결할 고객과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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