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관AI부
seon@kyungjeilbo.com
기사 제보하기
최신기사
-
AI가 드러낸 PHP 치명적 보안결함…전 세계 웹사이트 비상
웹사이트를 구동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로그인 없이 서버에 악성 코드를 실행할 수 있는 취약점이 공개돼 각국 기관과 기업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AI를 활용한 보안 연구진이 오래된 결함의 실제 공격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네덜란드에서는 일부 정부 웹사이트가 예방 차원에서 운영을 중단했고, 국내에서도 보안 업데이트 권고가 나왔다. PHP 개발진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핵심 엔진에서 발견된 취약점 두 건을 수정한 보안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PHP2Shell'로 불리는 이번 취약점의 식별번호는 CVE-2026·109618과 CVE-2026·109619다. 공통취약점평가시스템(CVSS) 4.0 기준 위험도는 각각 10점 만점에 9.2점이다. 두 취약점 모두 인증 없이 원격 코드 실행이 가능하며, 공격에 성공하면 민감한 정보가 노출되거나 서버가 장악될 수 있다. 문제는 PHP가 웹 요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메모리 부족이나 치명적 오류를 만났을 때 발생한다. 첫 번째 취약점은 메모리 부족 상황에서 불완전하게 초기화된 내부 데이터가 정상 데이터처럼 처리되는 결함이다. 다른 취약점은 치명적 오류 이후 이미 해제된 메모리를 다시 참조하는 문제다. 이런 결함을 악용하면 서버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공격자가 보낸 코드를 실행할 수 있다. PHP 개발진은 웹 요청을 처리하는 PHP 설치 환경 전반을 점검 대상으로 제시했다. 특히 아파치 웹서버에 PHP를 결합한 'mod_php' 환경에서는 기본 설정에서도 애플리케이션 코드가 실행되기 전에 공격이 가능한 사례가 확인됐다. 널리 쓰이는 PHP-FPM에서도 애플리케이션 처리 경로를 통한 원격 코드 실행이 입증됐다. 특정 플러그인이나 개별 웹사이트의 개발 실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파급력을 키웠다. 보안업체 위즈는 워드프레스·드루팔·줌라 등 PHP 기반 플랫폼에서 인증 없는 원격 코드 실행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취약점의 영향 범위는 PHP 5.4 이상 버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된 소프트웨어에 남아 있던 결함이 실제 공격 가능한 형태로 확인된 것이다. PHP는 웹 전반에 널리 쓰인다. 웹 기술 분석업체 W3Techs의 지난 21일 기준 통계에 따르면 PHP는 서버 측 프로그래밍 언어를 식별할 수 있는 웹사이트의 69.3%에 사용된다. PHP 기반 콘텐츠관리시스템인 워드프레스는 전체 웹사이트의 39.6%를 차지한다. 실제 공격 노출 여부는 설치 버전과 서버 구성, 보안 업데이트 적용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발견에는 보안업체 캘리프와 오픈AI, 위즈 등이 참여했다. 오픈AI에 따르면 캘리프는 GPT-5.6 솔을 활용해 치명적 결함을 발견했고, 위즈도 독립적으로 두 취약점을 찾아 신고했다. 위즈는 제미나이 4 아르곤과 GPT-5.6 솔 등을 연구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AI는 결함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복잡한 공격 경로를 분석하고 실제 공격이 가능한지 검증하는 작업도 도왔다. 위즈는 서로 다른 PHP 버전과 설정, 메모리 구조에 맞춰 공격 코드를 조정하고 시험하는 과정에서 AI가 분석과 수정에 필요한 시간을 줄였다고 밝혔다. 취약점 발견과 방어에 쓰이는 AI가 공격 기술의 개발과 확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래된 결함이 뒤늦게 드러난 배경에는 보안 유지·관리의 한계도 있었다. PHP 재단은 2024년 외부 보안감사 후속 조치 과정에서 메모리 부족과 관련한 결함의 단서를 찾았지만, 당시에는 구체적인 공격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정 방안마다 기존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문제가 있었고, 핵심 개발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대응이 여러 차례 지연됐다. 재단은 의사결정 방식과 자원 부족에서 비롯된 '구조적 실패'라고 평가했다. 실제 공격을 겨냥한 움직임도 관측됐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취약점 관련 정보가 공식 공개 전에 유출됐으며, 자사 고객을 겨냥한 공격 트래픽과 방어를 우회하려는 변형 시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웹방화벽을 통한 완화 조치를 제공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PHP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디지털 신원인증 서비스 디지디(DigiD)와 정부 포털 등 일부 웹사이트를 예방적으로 중단했다. 유럽연합 사이버보안 대응팀(CERT-EU) 등도 인터넷에 노출된 시스템을 우선 업데이트하고, 즉시 조치하기 어렵다면 외부 접속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 21일 보안 업데이트를 권고했다. 수정 버전은 PHP 8.2.35·8.3.36·8.4.27·8.5.12다. 정규 보안 지원이 종료된 PHP 8.1 이하 사용자는 지원 버전으로 이전하거나 배포판·장기지원 업체가 제공하는 수정 패키지를 확인해야 한다. 워드프레스 공식 운영진도 이번 문제는 워드프레스 자체가 아닌 PHP 런타임의 취약점이라 별도의 워드프레스 업데이트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자는 업체의 PHP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웹사이트나 플러그인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더라도 기반 PHP가 수정되지 않으면 취약점은 남는다.
2026-10-22 08:23:32
-
-
[경제일보] AI 기술은 스타트업이, 고객은 KT가…56개사 묶어 '산업 AX' 판 키운다
통신사가 모든 인공지능(AI) 기술을 직접 개발할 필요는 없다. 제조 현장에는 로봇 제어가, 병원에는 의료 데이터 처리가, 미디어에는 콘텐츠 분석이 필요하다. 산업마다 업무 환경과 요구하는 기술이 다른 만큼 범용 AI 모델만으로 현장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다. KT가 56개 AI 스타트업을 협력망으로 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체 통신망과 클라우드, 기업 고객 기반에 전문기업의 기술을 결합해 산업별 인공지능 전환(AX)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려는 것이다. KT는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에서 'K-PATH 2026'을 열고 스타트업과 공동 추진하는 AX 사업 사례를 공개했다. 2024년부터 협력해 온 기업은 누적 56곳이다. KT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업 부서와 연결해 기술 검증부터 현장 적용, 공동사업화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25~2026년 공동사업화·협업 과제는 19건으로 집계됐고, KT 내부에서는 37개 사업부서가 참여했다. 협력 기업을 늘리는 동시에 실제 사업에 기술을 적용할 내부 접점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협업 사례를 보면 KT가 겨냥하는 시장이 드러난다. 다임테크놀로지는 로봇 통합제어와 디지털트윈을 결합해 공장 운영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쓰리아이는 공공시설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로봇이 현장에 출동해 촬영하고 AI가 상태를 판독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AI를 실제 설비와 연결해 생산과 시설관리 업무를 바꾸려는 시도다. 단순히 AI 모델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 필요한 장비와 시스템까지 연계하는 것이다. 에이전틱 AI도 산업별 업무에 맞춰 적용된다. 사이오닉AI는 통신망 장애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 방안을 제시하는 AI 에이전트를 KT 네트워크 운영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달파는 드라마 대본과 기획안을 분석해 콘텐츠 기획과 투자 판단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KT는 이를 그룹 내 미디어 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AI 전문기업 아크릴과 협력해 클라우드·데이터 인프라와 병원 시스템 연계에 의료 특화 AI를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분야별 전문 기술은 스타트업이 제공하고 KT가 고객과 인프라를 연결하는 구조다. KT가 외부 기술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기업용 AI 시장의 특성이 있다. 기업 고객은 AI 모델의 성능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업무시스템과의 연동, 데이터 보안, 구축 비용, 장애 대응과 유지보수까지 따진다. 기술 시연에 성공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 도입돼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KT는 기업 영업망과 네트워크·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활용해 스타트업 기술을 고객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자체 개발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전문성과 속도를 제공한다. 양쪽의 강점을 결합하면 기술 개발 부담을 줄이고 산업별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더 빠르게 구성할 수 있다. AX 사업의 성장세는 KT가 이 시장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KT와 KT클라우드의 올해 2분기 AX 매출은 36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3% 증가했다. KT는 상반기 금융권 AX 사업 22건을 수주했으며, 2028년 AX 매출을 2025년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의 AI 도입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협력은 KT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폭을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자체 기술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산업별 수요를 외부 전문기업과 함께 공략하려는 것이다. 협업을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전환하는 일은 남은 과제다. 기술 검증 단계에서 성능을 입증해도 고객의 업무 환경에 맞지 않거나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개선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여러 스타트업의 기술을 결합하는 과정에서는 품질과 보안 기준을 맞추고 장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초기 실증을 넘어 유료 계약을 확보하고, 구축 이후 운영·유지보수와 다른 업무로의 확장까지 이어져야 일회성 프로젝트를 반복 매출을 만드는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KT 입장에서 스타트업은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는 협력사인 동시에 새로운 산업으로 진입하는 통로다. 제조 공장과 병원, 공공시설마다 요구하는 AI가 달라지는 시장에서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방식에는 시간과 비용의 한계가 있다. KT가 확보해야 할 경쟁력은 개별 AI 모델의 성능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고객 환경에 맞게 통합하고 구축·운영까지 책임지는 능력이다. 56개 협력망의 가치는 참여 기업 수보다 현장에 안착한 기술과 유료 고객, 반복 매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2026-10-22 08:07:59
-
-
카카오 "자회사 매각설 사실무근"…경영진 보상에 주주가치 연계 추진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카카오가 주요 자회사 매각설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설을 부인하고, 경영진 평가·보상에 주주가치를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을 둘로 나눠 의사결정과 투자를 빠르게 하겠다는 회사 설명에 주주들이 주가 회복과 경영진 책임을 요구하자, 보상 체계와 환원 정책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는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제2차 소액주주 간담회를 열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와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 전현수 비즈니스 성과리더가 참석해 온·오프라인으로 약 90분간 질문에 답했다. 지난달 16일 온라인 간담회에 이어 대면 질의응답을 추가했다. 김 내정자는 분할 이후에도 주주가치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는 질문에 “주주가치가 평가나 보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새로운 이사회와 상의해서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를 맞추겠다는 취지다. 평가 지표와 반영 비중은 향후 이사회 논의를 거쳐 정할 사안이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번도 논의된 적 없으며 검토되거나 고려된 바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CFO도 블록딜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현재의 현금 창출력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분할은 카카오톡·광고·커머스와 AI 사업을 신설법인 카카오AI에,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 지분과 투자 기능을 존속법인 카카오X에 두는 구조다. 기존 주주는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김 내정자는 기존 사업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계열사 육성과 AI 대응까지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고 자본 배분을 효율화하겠다는 것이 회사가 제시한 분할의 이유다. 주주들의 우려는 카카오X에 계열사 지분이 모여도 그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카카오는 이에 사업별 실적과 성장 전략을 상세히 공개해 순자산가치와 시장 평가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자회사 성장과 투자 성과를 주주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제시된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이는 주식 배분의 기준이며, 분할 후 시장가치는 각 회사의 사업 전망 등에 따라 별도로 평가받는다. 김 내정자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등 변동 사항을 반영하면 최종 비율이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은 법인별 현금 유입 구조에 맞춰 나눈다. 카카오X는 자회사로부터 받은 세후 배당금의 30%를 기본 재원으로 활용한다. 투자차익이 발생하면 자본비용과 세금을 차감한 금액의 30%를 추가 재원으로 삼아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쓸 계획이다. 별도로 두나무 지분 매각 차익을 활용해 분할 후 3년간 총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 카카오AI는 별도 기준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환원하고, 해당 FCF가 전년 대비 50% 이상 늘면 환원 비율을 최대 40%로 높인다. 카카오AI의 성장 목표에도 질문이 이어졌다. 회사 간담회 자료에 제시된 해당 사업의 매출은 2023년 약 2조5000억원에서 2025년 약 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2030년 목표는 6조원 이상으로, 회사는 2025~2030년 연평균 약 20% 성장을 제시했다. 기존 사업의 성장 속도를 크게 끌어올려야 하는 계획이다. 전 성과리더는 2030년 광고 3조원, 커머스 2조원에 AI 관련 사업 등을 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라고도 볼 수 있으나 단순히 선언적으로 만들어진 숫자는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할안의 첫 관문은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다. 상법상 분할계획 승인에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카카오가 공개한 6월 말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4.1%로, 다른 주주들의 동의도 확보해야 한다. 신 CFO는 부결 시 대응에 대해 “부결이 된다면 다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재추진 여부는 현시점의 주요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해외 투자자 설명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총 승인과 관련 절차를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하고, 같은 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2026-10-20 18:20:04
-
-
-
-
-
-
[경제일보] 검색 넘어 AI 인프라까지 판다…네이버, 아시아서 새 성장 공식 짠다
네이버가 인공지능(AI) 해외사업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미국 빅테크와 초거대 AI 모델의 규모로 경쟁하기보다 현지 기업의 GPU 인프라와 고객망에 자체 AI 모델과 운영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태국에서 현지 언어 기반 AI 개발을 추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디지털트윈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베트남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FPT와 손잡으며 아시아를 잇는 AI 사업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12일 FPT와 AI 팩토리 및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기업용 AI 수요를 발굴하고 GPU 인프라 최적화부터 모델 운영, AI 에이전트 구축까지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FPT가 확보한 인프라와 고객망이다. FPT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인프라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자사 AI 팩토리를 통해 1만8000명 이상의 개발자와 2000곳 이상의 기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고 고객을 모집하는 대신 기존 인프라와 고객망을 활용해 기술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다. 네이버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GPU 자체보다 그 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와 AI 서비스에 있다. 양사는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FPT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객 현장에서 추론 성능과 비용을 최적화하고 실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작업도 협력 대상이다. 기업의 업무 환경에 맞춰 모델을 조정하고 운영까지 지원하면 단순한 기술 공급보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쉽다. 기업 고객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기존 시스템 연계, 운영 비용, 장애 대응까지 해결해 줄 사업자를 필요로 한다. GPU 이용료와 모델 사용료에 시스템 구축·운영 서비스를 결합하면 일회성 기술 공급을 넘어 반복 매출을 확보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이번 협약은 사업 기획과 개발, 운영 협력을 위한 단계로 구체적인 수주 금액과 매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사업성은 고객 확보와 장기 계약, GPU 자원 사용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 전략은 네이버가 강조해 온 '소버린 AI'와도 연결된다. 각국의 언어와 문화, 데이터 관리 규정에 맞춰 AI를 개발·운영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지 규정과 산업 특성 때문에 범용 AI 서비스를 그대로 도입하기 어려운 국가와 공공기관, 금융·제조기업 등이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면 시장 진입 부담을 낮추면서 국가별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태국에서는 현지 언어에 특화한 AI 개발을 추진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태국 AI·클라우드 기업 시암AI와 태국어 기반 대형언어모델(LLM) 및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지 언어와 관광 산업의 요구에 맞춘 AI 기술을 서비스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디지털트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팀네이버는 메카·메디나·제다 등 3개 도시의 6800㎢와 건물 92만동 이상을 가상공간에 구현했다. 올해 8월에는 네이버의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트윈 플랫폼이 사우디 국가 표준 플랫폼으로 채택됐다. AI 모델 수출과는 다른 사업이지만 현지 정부 시스템에 기술을 공급하고 운영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가별 사업 형태는 다르지만 현지 파트너와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요구에 맞는 기술을 공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는 직접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해외 사업을 넓힐 수 있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의 경쟁에서 기술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협력이 실제 도입과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 어렵다. 네이버 AI 해외사업의 성패는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보다 현지 기업이 네이버 기술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검색과 광고로 성장한 네이버가 해외에서는 기업의 AI 활용을 기술 사용료와 운영 매출로 연결하려는 것이다.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네이버 AI가 현지 기업의 업무에 안착한다면 한국 포털 기업의 글로벌 성장 공식도 달라질 수 있다.
2026-10-20 07:58:30
-
구글지도 석 달째 1000만명…국내 지도앱 경쟁 넓어진다
구글지도의 국내 월간 이용자가 석 달 연속 1000만명을 넘었다. 네이버지도·티맵·카카오맵도 모두 전년보다 이용자를 늘린 가운데 구글지도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기존 3개 앱의 이용 기반이 유지되면서 구글지도의 저변도 넓어지는 흐름이다. 20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9월 구글지도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1019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885만명보다 134만명, 15.1% 증가했다. 구글지도는 7월 1013만명으로 처음 1000만명을 돌파한 뒤 8월 1118만명, 9월 1019만명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올해 7월이 첫 1000만명 돌파다. 9월에는 8월보다 약 8.9% 감소했지만 7월 수준을 유지했다. 9월 이용자는 네이버지도가 3054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티맵 1520만명, 카카오맵 1340만명, 구글지도 순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네이버지도 9.3%, 티맵 3.6%, 카카오맵 7.0%로 구글지도가 앞섰다. 카카오맵과의 이용자 격차도 지난해 약 368만명에서 321만명으로 줄었다. 네 앱이 각각 10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4강 구도’로 볼 수 있다. 이용자 규모로는 네이버지도가 구글지도의 약 3배이고, 티맵·카카오맵과도 차이가 남아 있다. 최근 석 달간 국내 3개 앱의 이용자가 비슷한 범위에서 움직여 구글의 성장을 기존 앱의 이용자 이탈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MAU는 한 달 동안 앱을 한 번 이상 실행한 이용자 수다. 같은 사람이 여러 지도 앱을 사용하면 각 앱의 이용자로 잡힌다. 앱별 수치를 합산해 시장점유율로 환산하기보다 동시 사용률과 이용 시간, 재방문을 함께 봐야 경쟁의 강도를 읽을 수 있다. 이번 통계에는 이용 목적별 구분도 제시되지 않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향후 경쟁을 바꿀 변수는 구글의 국내 정밀지도 활용이다. 정부는 지난 2월 27일 구글의 1대 5000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군사·보안시설 가림 처리와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제휴기업 서버에서의 원본 가공 등을 요구했고,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제한된 데이터만 반출하도록 했다. 정밀지도를 활용한 국내 경로 안내가 확대되면 장소 검색에서 실제 이동까지 구글지도의 이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조건부 허가와 데이터 반출, 서비스 적용은 별도 절차로 진행된다. 한편 국내 사업자들은 장소 정보를 예약·결제 등 실제 이용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외국인 여권 인증을 도입해 국내 휴대전화 번호가 없는 관광객도 지도에서 예약·주문·결제를 이용하도록 했다. 앞으로 적용 서비스와 지원 언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6-10-20 07:5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