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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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정보 2만5000명 유출·173억 대출사기…흔들리는 신한은행 정상혁號
[경제일보] 신한은행이 잇단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외부 공격으로 고객 2만5000여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앞서 발생한 부동산 관련 대출사기 사고 규모도 조사 과정에서 173억원까지 확대됐다. 두 사건 모두 은행 임직원의 횡령·배임과는 성격이 다르다. 개인정보 유출은 외부 비인가자의 공격, 대출사기는 외부인의 사기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다만 외부에서 발생한 위험을 은행의 보안·여신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신속하게 탐지하고 차단했는지가 금융당국의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 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에서는 최근 외부 비인가자가 인증 절차를 우회해 일부 서비스에 접근하면서 약 2만5000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 산출한도 등이 포함됐다.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긴급 현장점검에 착수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범위, 신한은행의 정보보호 체계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대출모집인 서비스가 공격 통로…금감원 조사 착수 이번 사고는 신한은행의 핵심 전산망이나 고객용 모바일뱅킹 시스템이 아닌 대출모집인이 사용하는 별도 서비스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비스는 대출모집인이 자신이 접수한 고객의 대출 진행 상황 등을 조회하는 데 사용된다. 외부 공격자는 정상적인 본인 확인 절차를 우회해 고객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공격 방식과 보안상 취약점, 이상접속 탐지·차단 시스템의 작동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전산망이나 모바일뱅킹 시스템 자체가 침해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2일에는 공격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에서 중국어 기반 오픈소스 인공지능(AI) 침투테스트 도구와 관련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해당 도구가 실제 공격에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사고 인지 이후 외부 IP를 차단하고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긴급 조치를 취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사과문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이번 사고로 고객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대출사기 29억→69억→173억원…사고 규모 계속 늘어 앞서 신한은행에서는 외부인이 개입한 부동산 관련 대출사기도 발생했다. 신한은행이 최종 정정 공시한 사고 금액은 173억4355만원이다. 지난해 12월 최초 공시 당시 29억6440만원이었던 사고 규모는 자체 조사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올해 6월 69억6890만원으로 늘었고, 8월 다시 173억4355만원으로 확대됐다. 최초 공시액의 약 5.9배다. 신한은행은 조사 과정에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추가로 확인돼 사고 금액을 정정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건은 외부인이 허위 서류 등을 이용해 대출을 받은 사기 사건으로 신한은행 역시 피해자다. 다만 사고 금액이 조사 과정에서 세 차례 확대되면서 대출심사와 이상거래 탐지, 사고 발생 이후 유사 거래 점검 과정이 적절했는지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대출사기는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발생했다. 공개된 금융당국 자료에 따르면 은행·상호금융권에서 확인된 관련 사고는 136건, 1091억원 규모다. 금융회사별로는 IBK기업은행 182억원, 신한은행 173억원, 우리은행 99억원, KB국민은행 36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개별 금융회사의 사고 책임과 별도로 허위 분양·재직·소득서류 등을 이용한 이른바 '작업대출'에 대한 은행권 여신심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무구조도 실효성도 도마…정상혁 행장 연말 임기 만료 최근 사고는 신한은행이 책무구조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2024년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했다. 정 행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사고 예방 중심의 금융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별 담당 업무와 내부통제 책임을 구체화한 제도다. 금융사고 발생 자체보다 담당 임원이 자신의 책무 범위에서 필요한 관리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가 책임 판단의 주요 기준이 된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점검에서 대출모집인 관련 서비스의 보안점검과 접근권한 관리, 이상접속 탐지체계 등이 적절하게 운영됐는지를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고는 연말 신한은행장 인선을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부담이다. 정 행장은 2023년 취임한 뒤 한 차례 연임해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추가 연임 가능성이 거론돼 왔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가 향후 인선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정 행장 개인의 책임이나 제재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국정감사 출석 여부도 관심사다. 정 행장은 금융권 관련 1차 증인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추가 증인 채택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와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가 남아 있어 여야 협의 결과에 따라 증인으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신한은행의 외부채널 보안과 개인정보 접근권한, 이상거래 탐지 체계 등이 금융당국의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출모집인 등 외부채널을 통한 고객정보 접근 관리와 이상접속 차단, 대출 과정에서 반복되는 비정상 거래 탐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으로 꼽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고객 피해 방지를 최우선으로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2026-10-02 15: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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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뢰 폭발, 진실 규명과 단호한 안보 원칙이 답이다.
[경제일보]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은 사건은 단순한 안전사고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DMZ 수색작전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해 장병 3명이 다쳤고, 이후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에서는 북한의 수지 반보병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 군은 폭발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사실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DMZ는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반도 안보의 최전선이다. 그곳에서 적대 세력의 지뢰가 우리 장병의 생명을 위협했다면, 그 경위와 책임 소재를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밝혀야 한다. 특히 북한의 지뢰 매설이 최종 확인된다면 이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우리 장병을 직접 겨냥한 위험 행위인 만큼 정전협정 위반 여부와 북한의 책임을 엄정하게 따져야 한다. 초기 대응 과정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사고 직후 군은 현장의 위험성과 작전상 보안 등을 이유로 현장조사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실제로 군과 유엔사는 지난달 26일부터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조사를 시작했다. 위험지역에 조사 인력을 투입하는 만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설명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납득하려면 왜 조사에 시간이 필요했는지, 사전에 식별된 지형 변화와 지뢰 매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까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적의 도발 그 자체만이 아니다. 위험 신호를 보고도 판단을 미루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대응을 늦추는 것도 위험하다.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서는 과도한 추측도 경계해야 하지만, 반대로 평화를 이유로 의심되는 정황을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사실은 철저하게 확인하고, 확인된 사실에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국가안보의 기본이다. 더욱이 이번 현장조사에서 폭발 지점 부근에 북한의 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수 없다. 군은 해당 지뢰가 사고 당시 장병들이 목격한 지뢰와 다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 복수의 북한산 지뢰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DMZ 일대의 위험 관리와 작전 안전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할 이유다. 정부와 군은 이제부터라도 대응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사고 원인과 지뢰의 종류·매설 시점·매설 주체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둘째,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과 위험지역 관리에 허점이 없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셋째, 북한의 매설 행위로 최종 확인될 경우 정전협정과 관련 규정에 따른 책임을 분명히 묻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군 당국은 이미 북한에 국경선 요새화 활동 중단과 사과,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제 말에 그치지 않는 후속 대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상 장병과 가족들에게 국가가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장병들이 위험한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국가가 그들의 생명과 명예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의 진상을 축소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서도 안 된다. 진정한 평화는 위험을 외면하는 데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확한 정보와 강력한 대비태세, 그리고 도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있어야 평화가 지속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DMZ 전반의 지뢰와 군사위협 실태를 재점검하고, 한미동맹과 유엔군사령부와의 공조 아래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장병들의 부상은 국가안보 시스템이 어디에서 작동했고 어디에서 보완돼야 하는지를 묻는 경고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첫 번째이고, 책임을 묻는 것이 두 번째이며, 같은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태세를 바로 세우는 것이 마지막 책무다. 안보에는 정치적 유불리보다 사실과 원칙이 앞서야 한다.
2026-10-02 1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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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창고로 시작해 AI 풀필먼트로…CJ대한통운,95년 '연결'의 역사
[경제일보] 1930년 11월 15일, 서울 을지로 입구의 경성전기 본사 건물에서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가 업무를 시작했다. 일본으로 반출되는 조선 쌀의 물량을 조절하기 위한 보관시설을 운영하고 각종 화물을 취급하던 회사다. 이곳이 95년여 뒤 전국 물류망과 인공지능(AI) 기반 운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CJ대한통운의 출발점이 됐다. CJ대한통운의 성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연결'이다. 초기에는 창고와 철도, 항만과 공장을 잇는 물류망을 구축했고 택배 시장이 성장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했다. 이커머스 시대에는 보관·포장·출고·배송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고 최근에는 운송 데이터에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해 화주와 차주, 국내외 공급망까지 연결 범위를 넓히고 있다. 쌀과 철도 잇던 회사…전국을 하나의 물류망으로 CJ대한통운의 역사는 한국 산업화 과정에서 물류망이 확대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조선미곡창고는 1950년 한국미곡창고로 이름을 바꾼 뒤 1962년 한국운수를 합병하고 철도 소운송업 면허를 취득했다. 1965년에는 국제물류 법인을 설립하며 택배 사업 확대의 기반이 된 운송 인프라를 갖춰갔다. 큰 전환점은 2013년 CJ GLS와 대한통운의 합병이다. 대한통운의 계약물류(CL) 인프라에 CJ GLS의 택배·글로벌 사업 역량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CJ대한통운이 출범했다. 통합 첫해 3조원대였던 매출은 2022년 12조원을 넘어섰다. 늘어난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술 투자도 본격화됐다. 2016년 TES Innovation Center를 열어 로봇과 자동화 설비, 데이터 분석 등을 현장에 적용했고 2018년에는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열었다. 이곳은 하루 약 170만 상자의 택배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이다. 이후 사업은 풀필먼트로 확장됐다. 2020년 e-풀필먼트를 도입해 재고관리부터 피킹·포장·출고·배송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면서 익일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3시 수준에서 밤 12시까지 늦췄다. 2025년에는 B2B·B2C·B2B2C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더 풀필(THE FULFILL)'을 선보여 국내외 520여개 물류거점을 기반으로 상품별 맞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 7일 배송부터 AI 배차까지…물류의 시간을 재설계하다 전국 배송망을 구축한 CJ대한통운은 배송 공백을 줄이고 도착 시간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2023년 3월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O-NE)'를 선보인 뒤 익일·새벽·당일·2~4시간 내 배송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올해 4월에는 개인 간 배송 서비스 '보내오네'도 추가했다. 가장 큰 변화는 2025년 1월 도입한 주 7일 배송 '매일오네'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2025년 12월 일요일 배송물량은 연초 대비 67% 증가했다. 식품과 패션 등 휴일 배송 수요가 높은 셀러를 중심으로 이용도 확대되고 있다. 배송 시간대를 촘촘하게 운영하려면 상품 위치와 출고 시점, 운송 차량까지 함께 최적화해야 한다. CJ대한통운은 택배와 풀필먼트에 AI·자동화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물류거점 사이를 잇는 미들마일 운송도 디지털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인 AI 기반 미들마일 플랫폼 '더 운반(the unban)'은 운행이력과 노선별 수요, 화물 특성 등을 분석해 운임 산출과 차량 매칭의 정확도를 높인다. 2026년 6월 말 기준 가입 화주는 7000여개사, 차주는 7만여명이며 서비스 초기 50% 미만이던 자동배차 성공률도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물류센터 자동화도 확대하고 있다.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디지털 피킹·분류 시스템과 자율주행 운송로봇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올해 7월에는 AI 기반 과대포장 진단 솔루션 '팩체크'를 전국 26개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자동화 설비와 AI 시스템에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향후 경쟁력은 처리 비용과 시간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미국 물류거점 잇고 E2E 확대…글로벌 사업 '성장의 질' 관건 CJ대한통운은 2013년 통합 이후 현지 물류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해외 사업 기반을 넓혔다. 2016년 말레이시아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시작으로 인도 다슬 로지스틱스, 베트남 제마뎁 물류·해운 부문, 미국 DSC 등을 인수해 주요 시장의 창고와 운송망, 고객 기반을 확보했다. 글로벌 사업은 국제운송을 넘어 생산지부터 최종배송까지 공급망 전 과정을 아우르는 E2E(End-to-End) 물류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 이달 일리노이주 엘우드에서 연면적 약 10만2775㎡ 규모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뉴저지주 시카커스센터와 연계해 북미 공급망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성과는 외형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글로벌사업 매출도 미국·인도 등 전략국가와 초국경 전자상거래(CBE) 물량 확대에 힘입어 9.4% 늘어난 1조206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배송 서비스 고도화와 물류 인프라 투자 비용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사업도 포워딩 업황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 국내외에서 넓힌 물류망을 안정적인 이익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CJ대한통운의 성장의 질을 좌우할 핵심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창고업에서 택배·풀필먼트·글로벌 물류로 사업을 넓혀온 배경에는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전국 물류망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AI·로봇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17 08: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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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8년 만의 파업, '회사가 버틸 수 있는 합의' 찾아야
[경제일보]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기록이 끝났다. 지난 9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생산현장에서 부분파업이 벌어진 데 이어 16일 오전 7시부터는 닷새간 120시간의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5일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기본급과 성과보상을 둘러싼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현재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파업의 역사성이 눈길을 끌지만 더 무거운 질문은 따로 있다. “앞으로도 충분히 벌고, 투자하고, 고용할 수 있는 회사로 남을 것인가.” 지난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기본급 2% 인상,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큰 재무 부담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고, 노조는 요구안은 협상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데 사측이 부담만 지나치게 부각한다고 맞서고 있다. 임금뿐 아니라 현장 인력과 안전,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도 쟁점이다. 노동자가 회사의 성과를 나누자고 요구하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다. 쇳물은 고로가 만들지만 좋은 철강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키운 데에는 설비와 기술뿐 아니라 수십 년 동안 현장을 지켜온 숙련 노동자의 몫이 있다. 실적이 좋아졌다면 노동자가 그 과실을 공유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원리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올해 2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8190억~82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가량 증가했다. 노동자들이 “회사가 벌었는데 왜 우리의 몫은 작냐”고 묻는 배경을 이해할 만하다. 다만 숫자를 한 꺼풀 벗겨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포스코 철강사업 자체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40억원이었다. 전분기보다는 28.6%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6.6% 줄었다. 그룹 전체 이익 증가는 이차전지소재의 흑자전환과 에너지·인프라 사업의 호조가 상당 부분 떠받쳤다. ‘포스코그룹이 돈을 잘 번다’는 말과 ‘국내 철강사업의 체력이 충분하다’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니다. 바깥 환경은 더 거칠다. OECD는 올해 세계 철강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톤에서 2028년 7억45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철강수요 증가율은 2030년까지 연평균 0.9%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부진 속에서 2025년 사상 최대인 1억3100만톤을 해외시장에 내보냈다. 2020년보다 153% 늘어난 규모다. 싸고 많은 철강이 세계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철강은 여기에 탈탄소라는 두 번째 파도를 동시에 넘어야 한다. 포스코는 최근 광양제철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로를 완공했고, 포항에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30만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실증설비를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국내 탄소감축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룰 수 없는 투자다. 결국 지금의 임금협상은 몇 퍼센트를 올릴 것인가만의 싸움이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와 미래의 경쟁력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동시에 협상해야 한다. 여기에는 구분이 필요하다. 좋은 실적으로 생긴 성과는 성과급과 일회성 보상을 통해 노동자와 충분히 나눌 수 있다. 회사가 잘 벌었는데 “산업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며 노동자의 몫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 역시 정당하지 않다. 반면 기본급처럼 한번 올라가면 경기가 꺾여도 계속 지급해야 하는 고정비는 다르게 봐야 한다. 철강처럼 경기에 민감한 산업에서 호황기의 이익을 기준으로 고정비를 계속 높이면 불황이 왔을 때 결국 구조조정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성과는 나누되 고정비는 회사가 불황에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회사도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 경쟁력이라는 말을 노동자에게 임금 양보를 요구하는 편리한 명분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면 경영진과 조직부터 효율성을 증명해야 하고, 노동자가 양보한 몫이 정말 탈탄소 설비와 고부가가치 강재, 안전과 자동화에 투자되는지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자에게 산업전환의 비용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AI와 로봇이 확대되면 제철소의 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줄어드는 직무가 생기고 새로운 직무도 나타날 것이다. 회사가 자동화를 추진하면서 노동자에게 고용불안만 남긴다면 기술혁신은 노사 갈등을 키울 뿐이다. 임금협상 테이블에 그래서 직무전환과 재교육, 숙련인력 재배치, 신규기술 교육, 안전투자까지 올라와야 한다. 노조도 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기존 직무와 인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고용안정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세계 철강업체가 저탄소 생산과 자동화로 원가를 낮추는데 한국 공장만 변화하지 못하면 기업은 국내 생산을 줄이거나 해외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작업 방식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계속 존재할 수 있는 회사다. ‘주역’ 계사하전에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구절이 있다. 상황이 다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길이 열리며, 그래야 오래간다는 의미다. 지금 한국 철강산업에 이보다 잘 맞는 말도 드물다. 중국의 과잉생산과 보호무역, 탈탄소 전환은 과거의 경영 방식과 노사관계로 버티기 어려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 회사만 변할 수도 없고 노동자에게만 변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파업을 ‘노조의 무리한 요구’ 또는 ‘회사의 임금 억제’라는 단순한 구도로 볼 수 없다. 노사 모두 자신들의 계산서에는 근거가 있다. 노동자는 지난 성과와 숙련의 몫을 묻는다. 회사는 철강사업의 수익성과 앞으로 들어갈 막대한 투자비를 걱정한다. 둘 가운데 하나만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누가 더 가져가느냐’의 협상에서 ‘회사를 어떻게 오래 가게 할 것이냐’의 협상으로 테이블을 넓히는 일이다. 기본급은 물가와 생산성, 철강사업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기준으로 조정하고, 초과이익은 성과급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대신 노사는 탈탄소·자동화 투자와 연결된 고용·직무전환 계획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 경영성과가 좋아지면 노동자의 몫도 커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 성과가 다시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회사에도 이익이고 노동자에게도 더 오래가는 안전망이다. 포스코의 58년 무분규가 깨진 것 자체를 실패라고 할 필요는 없다. 노조의 파업권은 법이 보장한 권리이고, 갈등을 드러내는 것 또한 노사관계의 한 과정이다. 진짜 실패는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데도 노사가 과거 방식의 협상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데 있다. 포스코가 지금 지켜야 할 것은 ‘무분규 58년’이라는 기록이 아니다. 노동자에게는 성과를 공정하게 돌려주고, 회사에는 다음 불황과 산업전환을 견딜 체력을 남기는 합의다. 좋은 임금협상은 어느 한쪽이 많이 얻는 합의가 아니다. 노동자도 버틸 수 있고 회사도 버틸 수 있어 다음 협상 때도 함께 앉을 수 있는 합의다. 창사 58년 만의 첫 파업 뒤 포스코 노사가 찾아야 할 답도 결국 거기에 있다.
2026-09-16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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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쇳물 지도'바꾼다…美 전기로·印 고로·韓 수소환원제철
[경제일보] 포스코의 쇳물 지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는 50% 관세장벽 안으로 들어가 전기로를 세우고, 인도에서는 빠르게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잡기 위해 600만t급 고로를 짓는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HyREX)을 앞세워 탄소를 줄인다. 세계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이 겹치면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기존 방식에 시장별 현지 생산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더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2031년까지 미국·인도·인도네시아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능력을 10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철강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도 구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성장성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기존 제철소의 체질을 바꾸는 이원화 전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t에서 2028년 7억45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까지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도 연평균 0.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세계철강협회는 인도 철강 수요가 올해 7.4%, 내년에는 9.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과잉과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는 인프라와 자동차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주요 성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철강투자는 고수익·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한 뒤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세·성장성 따라 달라진 투자법 미국에서는 관세장벽 안으로 생산기지를 옮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에는 총 58억 달러가 투입된다. 연산 270만t 규모로 2029년 상업생산이 목표다. 지분은 현대제철 측이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에서 생산한 철강을 미국으로 보내는 기존 공급방식의 부담은 커졌다. 현지 생산은 관세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완성차 공장과의 물류거리도 좁힐 수 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강판과 소재 가운데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할 예정이다. 확보한 물량은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한다. 이미 구축한 북미 가공·판매망에 현지 생산기지를 연결해 고객 기반까지 넓히는 구조다. 구체적인 오프테이크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성장성과 원가경쟁력을 겨냥한다. 포스코는 JSW스틸과 지분을 절반씩 나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 규모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2031년 준공이 목표다. 제선·제강부터 열연, 냉연·도금까지 전 공정을 갖추고 초기에는 건설·인프라 수요에 대응한 뒤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오디샤주는 철광석 산지와 가깝다. 포스코는 현지 철광석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JSW의 구매력을 활용해 원료와 설비·자재 조달비를 낮추고 600만t급 일관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재원은 자기자본 30%, 차입 70%로 조달하고 양사가 같은 비율로 책임을 나눈다. 오디샤 투자는 20여 년 만의 재도전이다. 포스코는 2005년 같은 지역에 연산 1200만t 규모 제철소를 추진했지만 토지 확보와 주민 반발, 광산 개발권·인허가 문제 등에 막혀 2017년 사실상 철수했다. 이번에는 규모를 절반으로 낮추고 현지 대형 철강사 JSW와 손잡아 투자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성장과 전환’ 선순환 시험대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넓히는 것과 달리 국내 투자의 중심은 기존 제철소의 체질 전환이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들인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보다 탄소배출을 약 75% 줄이고,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다. 다음 단계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다. 포스코는 포항에 연산 30만t 규모 HyREX 실증설비를 구축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장기적으로 고로 중심 생산체제를 바꾸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다만 국내에서 고로를 줄이면서 인도에 신규 고로를 짓는 전략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인도 제철소는 고로 방식으로 출발하되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포스코의 저탄소 조업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수소 기반 기술이 검증되면 추가 전환도 추진한다.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로 출발하는 만큼 국내 HyREX 수준의 탈탄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포스코의 생산전략은 하나의 공법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관세와 자동차 고객을 고려해 전기로를, 인도에서는 풍부한 철광석과 빠른 수요 증가를 활용하기 위해 고로 일관생산 체제를 택했다. 국내에서는 증산보다 전기로와 HyREX를 통한 저탄소 전환에 힘을 싣는다. 관건은 투자 이후의 수익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는 전기로 고도화와 HyREX 상용화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해외 제철소가 안정적인 이익을 내야 이를 국내 저탄소 투자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별 현지화로 수익을 확보하고 그 수익으로 국내 제철소의 체질까지 바꿀 수 있느냐가 포스코가 새로 그리는 제철지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3 08: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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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전기로·인도선 고로"…포스코, 세계 제철지도 다시 짠다
[경제일보] 미국 루이지애나에서는 전기로, 인도 오디샤에서는 고로. 포스코가 세계 주요 철강시장에서 지역별 여건에 맞춘 생산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HyREX)을 앞세워 탈탄소 전환을 추진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수요와 원료, 통상환경에 따라 생산 방식과 제품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배경에는 세계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확산이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 철강을 해외로 수출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포스코는 2031년까지 인도·미국·인도네시아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의 생산능력을 1000만t으로 확대하고 해외에서 확보한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OECD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t에서 2028년 7억4500만t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도 2030년까지 연평균 0.9%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철강협회는 인도의 철강 수요가 올해 7.4%, 내년에는 9.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시장이 공급과잉과 저성장에 직면한 가운데 인도는 인프라 투자와 자동차산업 성장에 힘입어 주요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철강투자는 고수익·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한 뒤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은 현지생산, 인도는 대형 고로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은 관세 대응과 고객 접근성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에는 총 58억달러가 투입된다. 연산 270만t 규모로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지분은 현대제철 측이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적용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은 관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완성차 고객과의 물류거리도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강판과 소재 가운데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Off-take)할 예정이다. 기존 북미 가공·판매망에 현지 생산 소재를 연결하면서 고객 기반을 넓히는 구조다. 정확한 오프테이크 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투자의 의미는 단순한 지분 참여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보내던 기존 공급망에 현지 생산축을 추가하고 투자와 동시에 판매 물량까지 확보한다. 미국의 높은 철강 관세와 완성차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을 직접 공략할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에서는 미국과 다른 전략을 택했다. 포스코는 JSW스틸과 지분 50대50으로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 규모의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선·제강부터 열연, 냉연·도금까지 전 공정을 갖추고 초기 건설·인프라 수요에 대응한 뒤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점차 높일 계획이다. 오디샤주는 철광석 산지와 가깝다는 것이 강점이다. 포스코는 현지 철광석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JSW그룹의 구매력을 활용해 원료와 설비 조달비를 낮추고 600만t 규모의 일관생산 체제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재원은 자기자본 30%, 차입 70%로 조달하고 양사가 같은 비율로 책임을 나눈다. 포스코의 오디샤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포스코는 2005년 오디샤주에 연산 1200만t 규모 제철소 건설을 추진했지만 토지 확보와 주민 반대, 광산 개발권 문제 등에 부딪혀 2017년 사실상 철수했다. 이번에는 사업 규모를 절반으로 낮추고 인도 최대 철강사 중 하나인 JSW와 손잡아 투자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을 택했다. 과거 단독 진출에 가까웠던 방식에서 현지 유력 기업과 합작하는 구조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빠르게 커지는 인도 철강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과 동시에 20여 년 전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함께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제철방식 전환 국내에서는 생산능력 확대보다 탈탄소 전환에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한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와 비교해 탄소배출을 약 75% 줄이고,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다. 포항에서는 연산 30만t 규모 하이렉스(HyREX) 실증설비를 통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기술로, 포스코가 장기적으로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제를 저탄소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인도 신규 제철소가 고로 방식이라는 점은 국내 전략과 대비된다. 포스코는 인도 공장에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저탄소 조업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수소 기반 기술 검증 이후 추가적인 저탄소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도 완제품 철강 1t당 배출량이 2.2tCO₂e 미만인 제품을 그린스틸로 분류하며 철강산업의 탄소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 방식으로 출발하는 만큼 탄소 감축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남는다. 포스코의 글로벌 생산전략은 결국 하나의 공법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전기로와 HyREX를 통해 기존 생산체제를 저탄소 방식으로 전환하고, 미국에서는 관세장벽 안으로 들어가 자동차강판을 현지 생산한다. 인도에서는 저렴한 원료와 빠른 수요 증가를 활용해 고로 기반의 대규모 고부가강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관건은 투자 이후의 수익성이다. 미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전기로와 HyREX 등 탈탄소 전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해외 사업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야 포스코가 내세운 ‘해외 성장을 국내 저탄소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생산량을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어느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산해 수익을 남기느냐가 포스코의 글로벌 철강 전략을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9-01 16:4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