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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는 담고 크래프톤은 던졌다… 국민연금의 'K-게임 투톱' 상반된 성적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6-04-09 08:00:00

고강도 구조조정 '엔씨' 흑자 전환

엔씨에 띄운 '희망'… 체질 개선과 '탈리니지'에 베팅

사상 최대 실적에도 '단일 IP'에 발목 잡힌 '크래프톤'

크래프톤을 떠나는 이유… 최대 실적의 역설과 신뢰 위기

[경제일보] 국민연금이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와 크래프톤을 두고 상반된 투자 행보를 보였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엔씨 주식을 추가 매수한 반면 크래프톤 지분은 손실을 감수하고 대거 처분했다. 국민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최대 기관투자가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단순한 종목 교체를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이는 ‘리니지’와 ‘배틀그라운드’로 대표되는 K-게임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성장성에 대한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사진류청빛 기자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사진=류청빛 기자]

국민연금이 엔씨에 대해 매수 기조를 유지한 배경에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박병무 공동대표 체제 이후 엔씨는 지난 2년간 인력의 30% 이상을 감축하고 장기간 적자를 이어온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비용 구조를 크게 낮추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고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시장에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다.

사업 전략 역시 변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씨는 기존 ‘리니지’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캐주얼 장르 확대와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과거 성공 모델을 스스로 수정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지만 국민연금은 이를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크래프톤에 대한 평가는 대조적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지분을 줄였다. 이는 외형 성장보다 수익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본 판단으로 해석된다. 현재 크래프톤의 실적 상당 부분이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단일 IP 의존 구조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이와 관련해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더 이상 단순한 성장 스토리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며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후를 책임질 차세대 IP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작 파이프라인이 존재하더라도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실행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할인 요인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크래프톤이 제시한 다수의 신작 프로젝트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불투명하고 일부는 개발 과정에서의 리스크도 노출된 상태다. 과거와 달리 시장은 기대감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단일 IP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는지가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배구조 이슈 역시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 제한’과 ‘자사주 활용’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단순한 투자 비중 조정을 넘어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에 대한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이는 기관투자가가 단순 투자자를 넘어 적극적인 감시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사례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국민연금의 투자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2021년 크래프톤 상장 당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따라 고점에서 대규모 매수를 단행했다. 이후 주가 하락 국면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지분을 축소한 것은 결과적으로 ‘고점 매수, 저점 매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패시브 투자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은 시장 평균 수익률 확보에는 유효하지만 게임 산업처럼 변동성과 기술 변화가 큰 분야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와 기업별 경쟁력에 대한 분석이 병행되지 않으면 장기 투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의 이번 선택은 K-게임 산업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단일 IP 의존 구조와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 모델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콘텐츠 다양성과 플랫폼 확장 이용자 경험 중심의 경쟁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엔씨는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성장 경로를 모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반면 크래프톤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두 기업의 대비는 결국 기업 가치가 과거 성과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신뢰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민연금 역시 투자 원칙을 재정립해야 한다. 단순 지수 추종을 넘어 산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능동적 투자 전략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사례는 반복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엇갈린 선택은 단순한 투자 사례를 넘어 산업과 투자 모두에 질문을 던진다. K-게임 산업이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그리고 국민연금이 장기 투자자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그 답은 결국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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