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을 덮친 불이 밤샘 진화 끝에 28일 새벽 완전히 꺼졌다. 강풍과 용수 부족에 진화가 길어지면서 불은 주변 지구와 구룡산까지 번졌다. 30대 여성 1명이 다쳤고 주민 107명이 피해를 봤다. 지난 1월 대형 화재에 이어 같은 마을에서 다시 불이 나면서 취약한 주거환경과 소방 대응 여건을 점검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4시 39분 구룡마을 화재를 완전히 진화하고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3시 50분께 마을 2지구 가건물에서 불이 난 지 약 12시간 50분 만이다.
소방은 오전 2시 21분 큰 불길을 잡은 뒤 2시간여 동안 잔불을 정리했다. 인근 구룡산으로 옮겨붙었던 불도 모두 꺼졌다.
이번 화재로 30대 여성 1명이 다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밖의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민 39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피해 주민은 1·2·3지구에 거주하던 77가구, 107명으로 파악됐다. 강남구는 개포중·구룡중 체육관과 인근 숙소 등에 대피 공간을 마련했다. 피해 주민 수는 부상자 수와 구분되는 집계로, 정확한 재산피해 규모는 조사 중이다.
진화는 바람과 어둠, 부족한 용수가 겹치며 장기화했다. 2지구에서 시작된 불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1·3·7지구로 확산했다. 소방은 헬기 6대를 비롯한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주택과 산림으로 번지는 불길을 막았다.
대응 단계는 화재 확산 상황에 따라 조정됐다. 소방은 전날 오후 3시 5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오후 4시 29분 2단계로 높였다. 오후 10시 5분에는 추가 확산이 억제됐다고 보고 1단계로 낮췄지만, 완전 진화까지는 6시간 넘게 더 걸렸다.
현장에서 발생한 다량의 연기는 서울 도봉구와 경기 안양시 등에서도 관측됐다. 주민들은 여러 차례 굉음을 들었다고 전했으나, 이를 곧바로 가스통 폭발이나 발화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강남권 개발 과정에서 철거민 등이 이주하며 형성한 무허가 주거지다. 보온용 솜인 ‘떡솜’과 비닐·합판 등 가연성 자재로 지은 집이 밀집해 불이 빠르게 번지고, 좁은 통로는 소방차 접근을 어렵게 한다.
올해 1월 16일에도 화재로 주민 258명이 대피했다. 이번 사고 역시 가연성 건축물과 밀집 구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발생했다. 두 화재의 원인이 같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불이 났을 때 피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은 반복해서 드러났다.
한편 후속 조사는 발화 원인과 함께 진화 지연 요인도 살펴야 한다. 용수 부족이 어느 구간에서 발생했는지, 급수와 소방차 진입을 보완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해 주민의 임시 거처와 생필품 지원에 이어 남은 주거지의 전기·가스 설비, 대피 통로를 점검하는 일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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