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대우건설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 재개를 위해 산업통상부에 중재를 요청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계약 협상 종료를 통보한 가운데 대우건설은 공사 물량 증가와 추가 업무에 따른 위험을 시공사에 전가하는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은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 원청사인 한수원의 일방적인 협상 종료에 유감을 표하며 산업부에 재협상을 위한 중재를 요청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중재 요청은 한수원이 대우건설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을 일방적으로 종료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달 30일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협상 종료 공문을 전달했다. 컨소시엄이 제출한 수정 제안서에 늘어난 공사 물량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입찰 이후 추가된 업무를 최종 계약금액에 포함하는 문제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우건설은 설계를 담당하지 않는 시공사가 늘어난 공사 물량과 추가 업무를 비용 조정 없이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 건설되는 APR1000 노형을 유럽 현지에서 시공하는 데 따른 위험까지 건설사에 전가하는 계약 구조라고 지적했다.
협상 과정에서 추가된 계약 조건도 문제 삼았다. 대우건설은 민간 건설사의 사업 수행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조건이 협상 막바지인 지난달 7일에 제시됐으며 검토 시간을 요청했음에도 한수원이 일방적으로 종료 절차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계약 체결 이전부터 상당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한 점도 협상 재개를 요구하는 이유로 꼽았다. 대우건설은 체코 발주처와 한수원 간 본계약 체결 이후 사전작업착수지시서를 받아 시공 준비와 인허가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를 위해 체코 현지와 한수원이 위치한 경주, 서울 본사 등에 수십명의 인력을 배치했으며 수백억원의 비용을 정산받지 못한 채 먼저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전체 공사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기존 컨소시엄에 제시된 계약 조건을 다른 건설사가 수용하기도 쉽지 않으며 재입찰이 유찰될 경우 공사 일정뿐 아니라 한국 원전의 해외시장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한수원의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와 별개로 산업부가 기존 협상 과정과 컨소시엄의 최종 제안서를 직접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 중재로 협상이 재개된다면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따른 사업 지연 위험을 줄이고 체코 발주처의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수원은 공사비 조정 요구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시공사에 위험을 일방적으로 전가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의 협상 종료 이후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을 준비 중이며 내년 7월까지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측이 계약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도 사업 차질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체코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과 관련해 한수원의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김 장관은 지난 1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그토록 어렵게 수주한 사업"이라며 "그 성과가 내부 갈등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뼈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한수원을 향해 "개별 계약의 이해득실을 넘어 사업 전체를 바라보는 더 큰 책임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체코 원전 사업의 차질을 막기 위해 장·차관이 매주 번갈아 주요 현안을 점검하는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한다. 아울러 제정을 추진 중인 원전수출진흥법에 중립적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쟁조정위원회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원전 수출 협력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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