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유통업계의 인공지능(AI) 활용 영역이 검색과 상담을 넘어 상품 선택 단계로 넓어지고 있다. GS샵은 MD가 판매할 상품을 고르고 프로모션을 구성하는 업무에 AI를 적용했고 무신사는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 소비자의 상품 탐색을 돕고 있다.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고객이 제품을 고르는 과정까지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S샵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 개발한 'MD 큐레이션 시스템'을 지난 2일 공식 도입했다. MD가 프로모션의 기획 의도와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판매 실적과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행사 구성과 등록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시스템은 모바일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GS샵 자체 분석 결과 모바일 앱 상품 운영을 담당하는 MD들은 전체 업무시간의 약 40%를 프로모션 준비에 사용해왔다. 여러 시스템에서 상품 정보와 판매 실적을 확인한 뒤 참여 상품을 고르고 진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GS샵은 이 과정에 △상품 큐레이션 △매장 자동 매핑 △트렌드 센싱 △카피라이팅 등 4개의 AI 에이전트를 적용했다. 상품 선정부터 행사 구성, 상품 배치와 마케팅 문구 작성까지 프로모션 준비 과정 전반을 AI가 지원하는 구조다.
프로모션 기간과 기획 의도, 상품 범위를 설정하면 상품 큐레이션 에이전트가 판매 실적과 고객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대 1000개의 후보 상품을 추린다. 이후 MD가 AI에 '보습·수분·피부 장벽 관리에 적합한 상품만 골라줘'와 같이 자연어로 요청하면 상품명과 이미지 등을 분석해 조건에 맞는 제품을 다시 선별한다.
상품을 고른 뒤에는 매장 자동 매핑 에이전트가 행사 구성을 이어받는다. 화장품 행사라면 보습 케어와 클렌징, 브랜드관 등 하위 매장을 구성하고 제품을 자동으로 분류·배치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트렌드 센싱 에이전트가 내·외부 데이터를 분석해 행사 주제를 제안하고 카피라이팅 에이전트가 행사명과 마케팅 문구를 생성한다.
AI 도입 효과는 시범 운영 단계에서도 나타났다. GS샵이 지난 10월 한 달간 시스템을 운영한 결과 전체 프로모션의 약 40%가 새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상품 선정과 행사 준비 시간은 기존보다 약 70% 줄었다. 모바일MD의 72%가 시스템을 사용한 가운데 회사는 연내 사용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복 업무에서 확보한 시간은 상품 발굴과 행사 기획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AI가 MD의 판단을 대신하기보다 방대한 상품과 데이터를 먼저 정리해 선택지를 좁혀주고, MD는 최종 상품 선정과 차별화된 기획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장의 문제에서 출발해 실무자와 개발자가 함께 AI로 해결책을 찾는 AX 업무 문화를 확산하고 이를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AI를 활용해 소비자가 최신 트렌드와 상황에 맞는 상품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탐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는 'AI 트렌드 큐레이션' 적용 범위를 패션과 뷰티 12개 카테고리로 확대했다. 지난 6월 캡·야구모자에 처음 적용한 이후 지난달 22일부터 니트·스웨터와 데님 팬츠, 경량·숏·롱패딩, 겨울 코트 등 패션 상품과 에센스·세럼·앰플 등 뷰티 상품까지 대상을 넓혔다.
AI 트렌드 큐레이션은 기존 개인화 추천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과거 구매 이력을 토대로 비슷한 상품을 보여주는 대신 플랫폼 외부의 패션·뷰티 트렌드를 분석해 현재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군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검색어를 직접 조합하는 부담도 줄였다. '얼굴 소멸 모자', '꾸안꾸 볼캡', '러닝의 계절'처럼 소비자가 평소 사용하는 표현을 필터 형태로 제시해 원하는 상품을 보다 쉽게 좁힐 수 있도록 했다.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이용률도 높아졌다. 새로 서비스를 적용한 10개 카테고리의 필터 이용률은 적용 직후 열흘간 이전보다 평균 14% 증가했으며, 일부 카테고리에서는 최대 21%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AI 트렌드 큐레이션을 적용하지 않은 유사 카테고리에서는 별다른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상품의 기능보다 착용 상황과 스타일을 중심으로 탐색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캡·야구모자에서는 AI 트렌드 큐레이션 선택의 47%가 '얼굴 소멸 모자'에 몰렸고 9월 말 이후에는 해당 비중이 54%까지 높아졌다. 제품명이나 소재보다 원하는 인상과 활용 상황을 기준으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무신사는 연내 AI 트렌드 큐레이션을 전 카테고리로 확대할 계획이다. 외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 소비자가 직접 유행을 검색하지 않아도 현재 관심도가 높은 상품을 발견할 수 있도록 탐색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상품을 고를 때 상황과 스타일 등 맥락을 중시하는 경향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패션과 뷰티 전반에서 고객의 상황과 최신 트렌드를 더욱 정교하게 읽어내는 AI 큐레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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