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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화려한 유행' 대신 '오래가는 취향'…W컨셉, 한남서 꺼낸 '고감도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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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현장] '화려한 유행' 대신 '오래가는 취향'…W컨셉, 한남서 꺼낸 '고감도 패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보운 기자
2026-10-22 16:15:35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 '취향 큐레이션' 강화…첫 단독 플래그십에 담긴 전략

29CM와 거래액 2배 격차·지난해 적자 전환…오프라인 투자 성과·수익성 개선 관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W컨셉 첫 플래그십 매장 W한남 외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W컨셉 첫 플래그십 매장 'W한남' 외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경제일보] '빨리 뜨는 옷'보다 '오래 입을 옷'. 22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W컨셉의 첫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 'W한남'에서 눈에 띈 건 화려한 유행 상품이 아닌 절제된 디자인의 옷들이다. 매장 곳곳에는 차분한 색감과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의 의류·소품이 조화를 이루며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 16일 문을 연 이곳은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품질을 중시하는 고객을 겨냥한 공간으로 보였다. 프론트로우와 모한 등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신진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상품 구성에서도 W컨셉 특유의 절제된 세련미를 추구하는 취향이 드러났다. 패션 플랫폼 간 가격과 트렌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W컨셉이 한남동에서 꺼낸 카드는 유행의 속도가 아닌 '취향의 차별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W컨셉 첫 플래그십 매장 W한남 1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W컨셉 첫 플래그십 매장 'W한남' 1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매장에 들어서면 개별 상품보다 전체적인 조화를 강조하며 통일감 있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 구성이 눈에 띈다. 지상 1~2층 패션 쇼룸에서는 브랜드별 구분보다 색상과 스타일의 조화를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배치했다. 서로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과 소품이 하나의 스타일로 연결되면서 개별 상품보다 전체적인 조합이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이러한 구성은 W컨셉이 온라인에서 쌓아온 큐레이션 역량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결과다. 프론트로우, 모한, 모노로우 등 주요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신진 브랜드 육성 프로그램 'W Stage'에 선정된 브랜드까지 한자리에 모아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자신의 취향에 따라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W한남 1층 내부에 전시된 이너프원 의류 사진정보운 기자
'W한남' 1층 내부에 전시된 이너프원 의류 [사진=정보운 기자]

특히 W한남에 입점한 80여개 브랜드 가운데 약 절반은 별도의 오프라인 단독 매장이 없는 브랜드다. 그동안 온라인 이미지와 상품 설명만으로 구매를 결정해야 했던 소비자들이 직접 옷을 입어보고 소재와 착용감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독립 매장을 운영하는 비용 부담 없이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매장 전체를 관통하는 취향은 패션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하 1층에는 향과 뷰티 브랜드를, 지상 3층에는 조명과 패브릭 등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배치했다. 의류에서 향, 생활용품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넘어 고객의 생활 전반에 특정한 스타일을 제안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W컨셉 첫 플래그십 매장 W한남 3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W컨셉 첫 플래그십 매장 'W한남' 3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이처럼 고객 취향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은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도와도 맞닿아 있다. 국내 온라인 패션시장은 상품 구색과 할인 혜택뿐 아니라 브랜드 발굴과 큐레이션 역량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W컨셉과 29CM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핵심 고객층과 상품 경쟁력에서 접점이 적지 않다.

다만 양사의 성장세에는 뚜렷한 차이가 보인다. 지난해 29CM의 연간 거래액은 약 1조3000억원으로 W컨셉의 6500억원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29CM는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의 고감도 큐레이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확대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W컨셉으로서는 경쟁사와의 외형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W한남 2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W한남' 2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이런 상황에서 W컨셉이 내세운 선택은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를 폭넓게 끌어들이기보다 디자인, 품질, 자신만의 스타일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다. 다만 경쟁 플랫폼도 유사한 취향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절제된 공간 연출과 디자이너 브랜드 구성만으로 지속적인 차별화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W한남 개장은 오프라인 사업 전략의 변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W컨셉은 지난해 9월 신세계백화점 내 매장을 모두 철수한 뒤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했다. 약 1년 만에 오프라인에 재진출하면서 이번에는 백화점 입점 방식이 아닌 독립형 플래그십을 택했다. 상품 구성부터 공간 연출까지 자체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W한남 지하 1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W한남' 지하 1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이 같은 오프라인 전략 전환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W컨셉이 풀어야 할 과제다. 회사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6500억원, 매출액은 2.1% 늘어난 119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3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거래 규모가 성장했음에도 수익성 확보에는 실패한 셈이다.

한남동 플래그십 운영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고려하면 신규 고객 확보와 매출 확대 등 오프라인 투자의 실질적인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W한남 3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W한남' 3층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이에 W컨셉은 매장을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과 연결되는 고객 접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구매를 유도하고 온·오프라인 포인트를 연동해 고객의 이용 경험을 연결한다. 향후 라이브커머스 촬영 등도 진행해 매장에서의 브랜드 경험이 온라인 소비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W컨셉 관계자는 "W한남은 W컨셉의 큐레이션 역량과 디자이너 브랜드의 독창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주요 고객층인 2030 여성 중에서도 유행을 좇기보다 품질과 디자인을 중시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상품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러한 오프라인 경험이 온라인 구매 확대로도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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